선거유세 후보부인들이 더 신바람-웅변 레슨받아 연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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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안녕하세요,유권자 여러분.○○○후보의 부인입니다.』 「6.
27선거」 전체 출마자중 여성은 1.7%에 불과하지만 전국 곳곳에서 여성들의 유세활동이 눈부시다.통합선거법에 따라 후보 배우자들의 선거지원 영역이 확대되면서 부인들의 발길이 선거판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는 것이다.이번 선거에선 부인은 결코 「내조자」가 아닌「제2의 후보」인 셈이다.
서울서초구청장 이충우(李忠雨.민주)후보의 부인 이인자(李仁子.건국대 의상학과 교수)씨는 15일 서초구 반포동 뉴코아백화점등 세곳에서 지원유세를 가졌다.李씨는 사전원고 없이 유창한 언변으로 남편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일부 유권자 들은『부인이 출마해도 되겠다』고 격려했다.
서울서대문구청장 이정규(李政奎.민주)후보의 부인 河승주씨는 핸드마이크.현수막 등을 손수 들고 하루 평균 다섯곳에서 20여회(회당 5분 소요)가두연설을 하고 있다.아예 지역구를 부부가나눠 선거운동을 하는 경우도 많다.
서울도봉구청장 임익근(林翼根.무소속)후보 부부의 경우 남편은쌍문역.쌍문1동.시장 등을 맡고,부인 박기순(朴基順)씨는 아파트.상가 등을 돌며 한표를 부탁하고 있다.같은 지역구의 유천수(柳千秀.민주)후보의 부인 李혜자씨도 남편보다 자신이 유리한 에어로빅.노래교실.학원 등을 맡아 선거운동중이다.부산광역시의회서석순(徐錫淳.민자)후보의 부인 최미자(崔美子)씨는 아침 7시부터「남편에게 한표를」이라고 쓴 띠를 두르고 교통이 나쁜 농촌지역을 돌며 유세활동을 벌여「억척 아지매」라는 별명을 얻었다.
서울 구청장 출마자인 K후보 부인은 웅변학원 강사를 초빙해 개인레슨을 받은뒤 맹렬하게 개인유세를 펼치고 있어 주위에서『남편보다 더 신바람을 내 출마자가 남편인지 부인인지 모를 지경』이란 놀림을 받을 정도다.
〈李啓榮.康弘俊.金俊賢 .朱宰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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