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인 자처 진의장 통영시장 “문화도시 걸맞는 도시경관 만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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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문화가 지역의 경쟁력이고 지역 경제와 직결됩니다.”

진의장(63·사진)통영시장은 수산업의 본고장인 경남 통영을 문화도시로 바꾸는 작업을 지휘하고 있다.

그가 2003년 11월 시장에 당선됐을 때는 통영국제음악제가 자리를 잡아갈 무렵이었다. 통영지역 음악인들이 주축이 돼 윤이상을 기리는 작은 음악제로 시작한 행사가 커져서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보고는 ‘문화도시 통영’의 가능성을 보았다.

“통영은 조선시대 삼도수군 통제영에 300년간 군수품과 생필품을 공급하던 12공방이 있었던 곳입니다. 이곳에서 일하던 장인들의 뿌리가 있어 문화적인 자산이 풍부한 도시죠.”

그는 통영의 문화도시 만들기를 ‘도시 디자인’과 ‘문화행사 지원’이라는 두가지 방향으로 추진했다.

우선 통영출신 문화예술인을 기리는 인상적인 기념 건물을 곳곳에 만들면서 문화도시에 걸맞는 도시 경관을 만들기 위해 도시 전체에 공공디자인을 적용했다. 1500석 규모의 윤이상음악당과 윤이상컨벤션센터, 윤이상기념공원을 윤이상의 명성에 걸맞는 세계적인 건물로 짓는 것이 그 예다. 이와 함께 통영국제음악제와 같은 문화행사를 지원하는 조례를 만들어 문화행사에 예산과 인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주고 있다. 통영국제음악제 전체 예산 13억원 가운데 시가 9억원을 지원할 정도다.

진 시장은 통영 출신 문화예술인이 많은 이유에 대해 “아름다운 풍광과 따뜻한 기후, 다양한 해산물에서 비롯된 음식문화가 창작력을 자극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통영에 예술고와 예술대학을 세우면 뛰어난 문화예술인들을 많이 배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윤이상음악당 근처에 교육시설 부지를 남겨둘 계획이다.

“통영국제 음악제는 민간차원에서 출발해 내실있게 성장해왔기에 파격적으로 밀어줍니다. 좋은 콘텐트도 없이 행정기관이 앞서서 추진하는 문화행사는 실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진 시장은 스스로 문화예술인을 자처하고 있다. 시집과 수필집을 낸 문학인이며, 개인전을 세 차례나 한 화가이기도 하다. 시장실과 시청 복도에는 그가 통영 주변 풍광을 그린 그림 5점이 걸려 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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