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同席조차 기피하는 감정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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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13일 오후7시 경인일보주최 경기도지사후보 초청토론회가 열린경기은행 2층대강당.
후보들간의 토론이 시작됐지만 4명의 후보중 무소속 임사빈(任仕彬)후보의 모습은 끝내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민자당후보경선대회이후 서로 등을 돌려 관심의 대상이 돼왔던 이인제(李仁濟).任후보의 맞대결 장면은 끝내 볼 수 없었다. 이날 任후보의 불참은 민자당후보 경선대회이후 李.任후보간의 개인적인 반목과 갈등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주최측이 네 후보를 초청했을때 이들 두 후보는 다른후보와 마찬가지로 유권자들에 자신의 소신을 자세하게 밝힐수있는 좋은 기회라며 흔쾌히 응낙했었다.
그런데 李.任후보는 똑같이 토론회가 개최되기 하루전인 12일느닷없이 『상대방이 나오는 토론회에는 절대로 참석할 수 없다』고 주최측에 통보,관계자들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당황한 주최측은 민자당의 李후보만이라도 끌어내기위해 李후보에게는 任후보가 참석하지 않는다고 연락하고,任후보에게는 李후보가참석한다고 연락함으로써 任후보는 李후보가 참석한 토론회에 불참한 것이다.
李후보는 후보경선대회 결과에 승복하고 자신을 밀어주겠다고 공언했던 任후보가 지난10일 전격적으로 민자당을 탈당,무소속으로출마하는 바람에 그동안 자신에게 유리하게 전개돼온 경기지사 선거판도를 뒤흔들어 놓고있다며 任후보에게 강한 불 만을 나타내고있다.반면 任후보는 중앙당에서 노골적으로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바람에 억울하게 경선에서 탈락했다며 李후보를 적대시하고 있다.
두 후보의 개인적인 감정대립은 나름대로의 타당성을 갖고있다.
그러나 사사로운 감정때문에 토론회참석을 거부한것은 7백50만도민을 이끌어갈 공인으로서의 자격을 의심케하는 처사였다는 비난이따르고 있다.이같이 속좁은 모습을 보이기 보다는 공과 사를 명확히 구분,토론회에서 당당히 맞서는 공인의 자세를 보였으면 한결 모양이 좋지 않았을까.
[水原=趙廣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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