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JP 비밀접촉 과연 있나-反YS연합 막판에 떠오를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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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김대중(金大中.DJ)亞太평화재단이사장이 북을 치면 김종필(金鍾泌.JP)자민련총재가 창(唱)을 하고 있다.
민자당이 DJ 정계 복귀를 물고늘어지면 JP가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막아서고,자민련을 지역당으로 몰아붙이면 DJ가 충청도 푸대접을 들먹인다.
너무 장단이 잘 맞아 비밀 통로로 조율하고 있을 것이란 심증을 갖게 한다.金이사장의 한 측근은 13일 『金총재 진영 사람과 만난 일은 있지만 현안을 논의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그런데도 두 사람은 내각제.지역 등권론(等權論).자민 -신민 통합문제에서 항상 호흡을 같이 했다.
민주당의 대구시장(申鎭旭).강원지사(李奉模)후보가 주저앉았을때도 金이사장 측근들은 『잘 된 일』이라며 환영했다.사퇴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東奔西走)한 이기택(李基澤)총재와는 사뭇 다르다.李총재가 JP를 공격하자 DJ측근들은 『적 (敵)이 누군지도 구분하지 못한다』고 불평했을 정도다.
李총재측에서 申.李후보가 사퇴하는데 金이사장의 입김이 작용한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을 정도다.그러나 동교동계의 설훈(薛勳)부대변인은 『이봉모前의원은 李총재 사람인데 어떻게 우리가 영향을 미치느냐』고 부인했다.
민주당과 자민련의 광역단체장 후보가 겹치는 곳은 15곳 가운데 5곳에 불과하다.그것도 金이사장측이 내놓은 후보는 인천의 신용석(愼鏞碩)후보 정도다.
JP는 일찌감치 서울시장 후보를 내놓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조순(趙淳)민주당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부산.광주.
전북.전남.제주는 민주당만,대구.강원.경북.경남은 자민련만 나왔다.JP의 본거지인 충남.대전에서 부딪치고 있는 것은 李총재쪽 후보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金이사장의 한 측근은 전국의 판세를 그리면서 자민련과 몇군데더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대전의 변평섭(邊平燮)민주당후보는 두 金씨가 내년 국회의원 총선을 보장해주고 물러나게 할지 모른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
DJ가 대전에서 충청도 푸대접론을 외친 것도 따지고 보면 민주당후보가 아닌 자민련을 지원한 셈이다.
인천.경기에서도 조정이 가능하고,충북도 단일화 가능성이 두 金씨 진영에서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다만 판세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양 진영은 말하고 있다.JP는 오래전부터 『양쪽의 연대는 판세가 형성되면 막판에 이루어질 수 있 는 것』이라고 말해왔다.
두 사람의 목표는 민자당 후보 낙선이다.「反김영삼(金泳三)전선」이다.때문에 막판 판세를 보아 민자당이 우세하면 두 金씨가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한 협의를 거치지 않더라도 조정할 것이라고 양측 측근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나머지 몇군데가 더 정리되면 마지막 수순이 두 사람의 회동이될 것이라는 관측을 양측 측근들은 부인하지 않고 있다.그럴 경우 이번 선거의 극적 장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는 JP가 조순후보를 지지하는등 서로 고정표를 상대측에 얹어줄 수 있을 것으로 양측 측근들은 기대하고 있다.
〈金鎭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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