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지역구든 전국구든 출마 안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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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51) 통합민주당 최고위원이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구와 전국구 모두 출마하지 않고 백의종군하겠다”며 18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한 분이라도 더 좋은 분을 모시는 것이 지도부인 저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최고위원 직을 시작할 때의 심정으로 돌아가 당이 어려운 상황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며 불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입장 표명이 늦춰진 것과 관련해 그는 “제 개인의 거취를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상황이 절박했다”며 “당에서 어떤 역할을 맡기더라도 최선을 다해 발로 뛰면서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당은 그에게 선대위원장을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선 “손 대표의 지역구 출마에 따른 전국 유세의 공백을 대중성이 있는 강 최고위원이 메워 주면 금상첨화”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세 여인의 짓궂은 인연=강 최고위원의 총선 거취가 정해지면서 정치권에서는 한나라당 나경원(45) 의원과 자유선진당 이영애(60) 최고위원 세 사람의 인연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세 사람 모두 서울대 법대 출신의 엘리트 여성 법조인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나 의원은 “이 최고위원이 맏언니, 강 최고위원이 둘째 언니였다”며 세 사람의 관계를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은 사법고시 최초의 여성 수석합격, 여성 최초 법원장 등 ‘여성 최초’ 타이틀을 휩쓴 선두 주자다. 그런 그가 소수였던 후배 여성 법조인들을 음양으로 도우며 자연스레 만남이 이루어졌다.

이 최고위원과 강 최고위원은 경기여고·서울대 선후배로 평소 언니·동생 하는 사이였다고 한다. 2006년 당시 법무장관이던 강 최고위원이 가톨릭 영세를 받을 때 이 최고위원이 대모를 맡기도 했다. 이 최고위원과 나 의원은 사제지간이다. 이 최고위원이 사법연수원 교수로 있던 1992년 나 의원이 연수생이 되면서 인연을 맺었다. 나 의원보다 한 해 먼저 연수원에 들어간 조윤선 신임 한나라당 대변인도 제자였다. 이 최고위원이 2002년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였던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에게 이 두 사람을 추천해 정치권으로 이끌었다. 강 최고위원과 나 의원도 비록 이념은 다르지만 다양한 모임에서 만남을 통해 교분을 쌓아 왔다. 사석에선 나 의원이 강 최고위원을 ‘언니’라고 부른다.

권호·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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