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 새 사무총장 승인 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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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체육회 신임 사무총장 승인을 사실상 거부했다.

문화부는 구안숙 사무총장 내정자에 대해 “체육회를 이끌어 갈 실무 총책임자로서 문제가 많다”며 ‘부적격 인물’이라는 의사를 18일 체육회에 전달했다. 문화부가 체육회에서 올린 사무총장 승인 요청에 대해 재검토 의견을 낸 것은 사상 처음이다.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노무현 정부 때 취임한 각급 단체장의 퇴진을 압박하는 가운데 나온 조치여서 김정길 체육회장에 대한 정부의 퇴진 요구로 보는 시각도 있다. 문화부의 한 관계자는 “문화부는 체육회를 정치인 출신이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보며 이제는 체육인에게 돌려줘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완곡하지만 김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말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2005년 부임한 김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이에 앞서 문화부는 17일 김승곤 체육회 경영총괄본부장 등 체육회 간부들을 불러 “구안숙 내정자는 30여 년간 금융계에서 활동한 사람으로 체육행정을 이끌어가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라고 밝혔다.

문화부의 한 관계자는 “사무총장 내정자는 1981년 이민을 떠나 미국 영주권을 획득해 현재 국내에 주민등록도 없는 상태로 체육회를 이끌어가는 데 애국심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체육회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외국인이라도 공무원으로 임용해야 한다’고 말하는 판에 영주권을 문제 삼는 것 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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