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한국 原油공급 줄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5면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다음달 한국과 일본.대만의 원유수출 물량을 12~13% 감축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이날 한국의 SK㈜ 등 이들 아시아 3국 거래선에 대해 오는 4월 인도분 연간 계약물량을 감축하겠다는 사실을 통보했다는 것이다. 사우디는 이달 원유 수출물량도 8~10% 줄였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사우디의 원유 공급 감축은 지난달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오는 4월부터 감산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인 것으로 알려졌다. OPEC 회원국들은 다음달 1일부터 전체 회원국 산유량을 하루 2350만배럴로 약 10%(250만배럴) 감축하기로 한 바 있다. 사우디는 2002년 한국 원유수입물량 기준 30.4%(2억4000만배럴)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국이다.

한국은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13.4%).쿠웨이트(7.2%).이란(6.5%) 등 중동 국가들에 원유수입의 73.3%를 의존하고 있다.

사우디에 이어 다른 OPEC 회원국들이 수출쿼터 제한에 들어갈 경우 국내 원유 수급에 차질이 우려되고, 휘발유 등 기름값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국내 최대 정유업체인 SK㈜ 측은 "오늘 아람코 측으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았다"며 "대체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장기 계약분보다 다소 가격이 비싼 현물시장에서 구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우디에서 원유 공급량의 10% 안팎을 들여오는 LG 칼텍스정유도 부족한 원유를 현물시장에서 급히 구하고, 다른 국가에서 좀더 많이 수입하는 등의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와 관련, 산업자원부는 "공급선 다변화 등으로 국내 원유수급에는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우디의 감축 소식이 전해지면서 10일 뉴욕상품거래소 장외거래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중질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0.5% 상승한 36.47달러에 거래됐다.

정효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