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망설이는 2野 소장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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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의 찬반 입장에 미묘한 변화가 일고 있다. 발의에 반대했던 소장파 의원 중 일부는 "당론에 따르겠다"로 선회하고 있다. 반면 발의안에 서명한 의원 중 일부는 거꾸로 소극적으로 돌아섰다.

지난 9일 탄핵안 발의 때 서명하지 않은 양당 소장파 의원은 12명. 한나라당에선 남경필.원희룡.권영세.권오을.오세훈.윤경식.정병국.전재희 의원, 민주당에선 추미애.설훈.심재권.정범구 의원이다. 이 가운데 추미애.설훈 의원 등 2~3명을 제외하곤 흔들리고 있다.

한나라당 남경필.원희룡 의원 등 소장파 의원 6명은 10일 오후 "盧대통령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사과를 하지 않으면 탄핵에 동참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발의 반대에 앞장섰던 南의원은 "현재 고민하고 있으며 표결할 경우 찬성.반대.기권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 출마를 선언한 권오을 의원도 "'당권 경쟁에 나선 처지에 당론을 따르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질책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쪽도 마찬가지다. 정범구 의원은 "현재는 반대나 나중에 입장을 정하겠다"고 했고, 심재권 의원은 "盧대통령이 사과하지 않으면 단호히 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두 야당 내부에서는 탄핵안 발의에 서명한 의원이 159명이었지만 막상 표결할 경우 가결 정족수를 넘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낙관하긴 이른 것 같다. 발의안에는 서명했지만 표결 때는 부(否)표를 던지거나 불참하겠다는 의원들도 생겨났다. 경고하는 것으로 족하다는 주장이다. 한나라당 주진우 의원 등 주로 불출마 또는 공천탈락 의원들이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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