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대장정>6.바이칼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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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춘원(春園)이광수(李光洙)가 머물렀던 바이칼.그의 사랑과 절망을 더듬으며 우리는 바이칼로 가고 있었다.영화『유정(有情)』의 라스트 신이 어렴풋한 기억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대안(對岸)의 이르쿠츠크는 문호 안톤 체호프가 살던 곳.저 타이가의 눈꽃 속에 문호들의 혼이 살아 꿈틀거리는 듯 했다.온통 백설 뿐인 풍경속에 덩치큰 까마귀떼들이 눈발을 가르며 어디론지 날고 있었다.
석양 무렵,눈길에 지친 일행들이 차내에서 깜빡깜빡 졸고 있을때 누군가가 소리쳤다.『바이칼이다!』 드디어 바이칼.빙하기를 방불케하는 바이칼.공포의 자연이여,헤아릴 수 없는 그 웅대함이여.아아,바아칼이여.천년전의 그 여전한 모습이여-.
바이칼은 두껍게 결빙돼 있었는데 파도상태대로 얼어 마치 추상파의 조각 모습을 하고 있었다.
생물의 자취가 사라져 버린듯한 장관,얼음조각 속을 훑고 있는햇살은 순수한 에메랄드 빛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바이칼은 타타르 말로「풍요로운 호수」라는 뜻.
이르쿠츠크와 부랴트공화국 사이에 위치하며 면적 3만1천5백평방㎞,최장길이 6백36㎞.최대너비 79㎞.최대수심 1천6백40m.해발 4백56m에 이른다.
바이칼에는 무수한 해초와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이곳에서만유일하게 발견할 수 있는 생물이 3천여종에 이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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