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한국에 지점 설립 시중은행 인수도 고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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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다른 금융회사를 인수할 수도 있다."

한미은행 인수 경쟁에서 씨티그룹에 밀린 영국계 스탠더드차터드 은행의 카이 나고왈라 총괄이사는 지난 9일 "반드시 한국 금융시장의 주역(major player)이 되겠다"며 설욕을 다짐했다.

나고왈라 이사는 "소매금융 영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오는 5월 한국에 첫 지점을 내는 등 자체 영업망을 확충하면서 한국 금융회사 인수를 병행할 방침"이라며 "인수대상으로는 은행, 특히 신용카드업을 보유하고 있는 은행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외국계 펀드가 대주주인 제일.외환은행이 스탠더드차터드 등 외국계 은행이 인수할 1순위 후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스탠더드차터드는 외환위기 당시 한국에 대한 여신을 오히려 확대한 유일한 은행"이라고 강조한 뒤 "다만 금융회사 인수는 은행의 주주가치와 수익기반에 도움이 되는지를 신중히 판단해야 하므로 서둘러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고왈라 이사는 씨티그룹의 한미은행 인수와 관련, "씨티가 인수하겠다는 의사만 발표했을 뿐 구체적으로 진행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스탠더드차터드가 갖고 있는 한미은행 지분 9.6%의 처리 방향에 대해선 "씨티가 한미은행의 주요 주주에게 아직 구체적 인수 가격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스탠더드차터드는 11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이헌재 부총리와 글렌 허버드 전 백악관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통합금융정보 서비스의 현황과 과제를 논의하는 '개인신용정보사(크레디트 뷰로) 콘퍼런스'를 연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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