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눈] 시장 흐름 맞춰 자연스레 해결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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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공정무역은 국제 교역 과정에서 중간 유통업체의 폭리에 불이익을 당하는 빈곤국의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시작됐다. 유통과정에서 중간 상인을 거치지 않고 노동자에게 가능한 한 많은 이윤을 배분해 빈부 격차를 줄이려는 게 공정무역의 목적인 셈이다.

노동자 입장에서 보면 공정무역은 자신의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길 수밖에 없다. 반면 공정무역 제품은 통상 일반 상품보다 비싸 최종 소비자에겐 추가 비용 발생이라는 부담을 준다.

현재 공정무역을 둘러싸고 찬반론이 팽팽히 맞선다. 분배를 강조하는 사람들은 시장 메커니즘에 소외된 계층을 보듬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공정무역에 찬성한다. 시장 기능을 믿는 사람들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 자연스레 형성되는 가격 시스템이 흔들릴 수 있다며 반대한다.

또 공정무역을 통한 제3세계 국가 살리기는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도 반대의 근거다. 공정무역은 소수의 노동자에게 임금을 더 챙겨 줄 수는 있어도, 이를 통해 해당 국가가 발전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공정무역은 제3세계 국가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공정무역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생산자 복지가 우선일까, 아니면 소비자 복지가 중요할까. 이 문제는 학생의 입장에서 판단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단 생산자와 소비자가 시장의 흐름에 맞춰 자신의 위치를 자연스럽게 찾아가는 것이 좋다고 본다. 다소 시간이 걸릴지라도 생산자와 소비자의 복지를 아우르는 것도 결국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송유진 학생기자(서울 이화외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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