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해는뜨고 해는지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제2부 불타는 땅 떠난 자와 남은 자(2)전쟁 말기에 나타난일본의 마지막 신음에는「가미카제 특별공격대」가 있었다.전쟁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일본이 특공전법의 하나로 만들어낸 이 부대는 말 그대로 인간폭탄이었다.로켓 폭탄을 장착한 비행기에 비행사 가 타고,비행사는 자신의 애기와 함께 목표물에 떨어져서 폭사한다는 발상이 그것이었다.
1944년10월21일부터 11월5일에 걸쳐 첫 가미카제 비행단의 폭사가 있었다.도요다 연합함대사령관은 그들의 수훈을 기리며 말했다.야마토(大和)혼의 정화로서 유구한 대의를 위해 순사했으며 그 충열은 만세에 찬연하리라고.
하늘에서의 전쟁 또한 그렇게 막바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미국전략폭격조사단」의 발표에서 보여주는 일본군의 상황은 비참한 것이었다.이길 수도,이기고 있지도 않은 전쟁에 조선인은 속고 있었던 것이다.
일본의 전 항공기는 미국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9개월간 평균은 매월 6백43대에 달했다.그러나 1944년9월에는 2천5백72대에 이르렀다.군수물자 가운데서도 기록적인 최고의 생산기록을 이루었다.전쟁을 시작했을 때의 총 항공병기 보유 대수가 2천6백25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가공할 생산을 이룩했던 것이다. 그렇게 이어진 전쟁은 항복을 하던 1945년,전술용 비행기 5천여기를 비롯하여 가미카제기 5천4백기에까지 이르러 있었다. 또한 전쟁을 시작하면서 군용기 비행사의 훈련에도 힘을 쏟았다.개전 당시 육군만으로 볼 때 전투참가전 비행사들의 비행시간이 평균 약5백시간,해군 6백50시간이었다.이처럼 경험이 풍부했던 비행사들이 전쟁을 시작하고 나서 1년반에 가까 운 격렬한 전투를 거치면서 대부분 전사하는 상황을 맞았던 것이다.
가미카제의 출현도 이런 비행사의 부족에서 그 발상이 시작되었다고 미국전략폭격단의 종합보고서는 보고 있다.
비행사의 안전이나 휴양,보충에 대하여는 별다른 고려가 없었던것이 그 이유의 하나였다.거기에 항공기 가솔린의 부족도 그 원인의 하나였다.가솔린의 부족은 곧바로 비행사의 훈련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전쟁 중을 통해 비행사의 비행시간은 급속도로 떨어져 갔고,미국에 항복할 때에 미국 비행사의 평균 비행시간이 6백시간이었던데 비해 일본 조종사들의비행시간 평균은 겨우 1백시간을 넘을 정도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