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리뷰] 디 사운드 내한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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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서울 어린이대공원 내 돔아트홀에서 열린 3인조 밴드 디 사운드(d'sound)의 공연은 브랜뉴헤비스와 인코그니토의 내한 공연으로 불기 시작한 '애시드 재즈'(재즈를 기본으로 하면서 펑키와 힙합 등을 가미한 흥겨운 음악)의 노르웨이판으로 볼 수 있다.

첫곡이 끝나자마자 일어난 관객들은 2시간이 넘게 진행된 공연내내 신나게 뛰었다. 그만큼 열광적이었고 디사운드의 연주도 깔끔했다. 여성 보컬리스트 시모네는 거침없는 목소리와는 달리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으로 무대를 휘저었다. 공연이 끝난 뒤 한국팬들의 반응에 감동했는지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다.

이들의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밴드 구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보컬과 베이스.드럼만으로 구성된 이들은 일반적인 팝 밴드들이 기타와 키보드 등 멜로디 악기에 중점을 두는 데 반해 철저히 리듬 악기로만 짜여져 있다.

이날 공연에서 기타와 키보드가 세션으로 참여하긴 했지만 부수적인 역할에 머물렀다. 베이스와 드럼이 사운드의 주축을 이루다보니 리듬은 다양한 변주로 자기 변신을 거듭했다. 느리지만 결코 처지지 않고, 빠르지만 단순하지 않았다. 나이트 클럽에서 흘러나오는 빠르기만 할 뿐 반복적이고 식상한 리듬과는 분명 다른 속도감이었다. 물론 색다름이 어색하지 않고 신선하게 다가온 건 이들의 빼어난 연주력 덕분이다. 한 60대 노부부는 처음엔 서먹한 듯 몸을 사리다 공연 막바지엔 누구보다 더 열심히 흔들었다. 디사운드의 공연이 관객과 얼마나 공명(共鳴)을 이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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