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스타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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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규 강사는 현재 대성 마이맥(www.mimacstudy.com, 02-5252-110)에서 온·오프라인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공식화한 영어 수업‘희한한 선생’

 강남의 학원가에는 일반 학교에서 교편을 잡다 뛰어든 강사들이 꽤 많다. 이민규(37) 강사도 그런 케이스.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그는 3년 전까지만 해도 제법 잘나가던 이화여고 영어교사였다. 최연소 수능출제위원에다 7차 교육과정 교과서 저자이기도 했던 이씨는 현재 교대역 근처의 한 사설학원에서 외국어 영역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성적이 우수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좋았어요. 물론 학교에도 좋은 학생이 많지만 학습 열의가 아무래도 다를 수밖에 없잖아요.” 이씨는 현재의 생활을 한마디로 ‘즐겁다’고 표현한다. “오늘 출근하다 모 학교 전체 상위권 대학 합격생 홍보물을 봤어요. 제가 학원에서 담임을 맡고 있는 1개반 성과의 절반 수준이더라고요. 다른 세상에 와있구나 생각했죠.” 이씨는 2008학년도 대입시에서 자신의 반 전체 64명 중 절반이 넘는 35명을 의·약학 계열 포함 서울·연세·고려대 등 상위권 대학에 합격시켰다. “학교에서는 행정업무에 시간을 너무 많이 뺏깁니다. 결국 아이들을 위해 준비할 시간이 줄어드는 거죠. 반면 학원에서는 수업준비와 학습 멘토링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배려해줍니다.” 교육효과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그는 공·사교육의 구분은 어른들의 구분일 뿐 아이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인다. 교육의 방향을 잘 잡고 정확한 정보만 제공한다면 아이들은 따르게 돼있다는 것이다. 올바른 방향 설정, 즉 비전 제시야말로 그의 교육철학이기도 하다. 그는 일부에서 우려하는 사교육의 폐해가 과도한 성과주의에서 온다고 지적한다. 그런 점에서 이씨의 원칙은 결코 사교육스럽지 않다. “물은 100˚C가 돼야만 끓죠. 99˚C의 단계를 온전히 넘어서야 목표를 이룬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명확한 비전제시와 끊임없는 동기부여입니다.” 그는 아이들을 향한 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이들은 자기들에게 애정을 품고 있는 사람을 딱 알아봐요. 자기를 이해해 주는가. 진정 자신들과 같이 호흡하려 하는가. 아이들은 분명 알고 있습니다.”
 2007학년도 자연계 전국 수석을 배출한 바 있는 이씨는 최근 인터넷 강의를 시작했다. “그냥 재밌다 그러더라고요. 너무 많은 것을 가르치기보다 영어공부를 공식화해 개념의 이해를 돕는 겁니다. 쉬워 보이면서도 효과는 만점이죠.” 단 6개월 만에 해당 사이트 수강률 2위로 뛰어오른 비결이다.
 이씨는 기본기에 충실하라고 역설한다. 그가 2005학년도 수능 출제위원으로 참여하면서 터득한 진리다. “어휘나 어법 문제에 특히 자신 없었는데 이민규 선생님 강의를 듣고부터는 절대 틀리지 않아요.” “이런 강의는 처음 들어봐요.” 수강후기에 올라온 글들은 ‘희한한 강의’라는 평이 대부분이다. 수학의 개념도를 연상케 하는 그의 판서는 영어에서도 원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자신을 믿지 않는 녀석 따위는 노력할 가치도 없다.” 이씨가 가장 즐겨 쓰는 말이다. 인기 애니메이션의 대사인 이 말은 그 자신에 대한 채찍이기도 하다. “기대치를 넘어서는 아이들이 항상 있어요. 아이들의 잠재력을 끊임없이 높게 평가해야 합니다. 저를 각성케하는 아이들이 정말 좋습니다.” 이씨가 말하는 교육의 처음과 끝은 한결같이 ‘애정’이었다.

프리미엄 김지혁 기자
사진=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choi31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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