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수 한나라 입당 … 소신 ? 변신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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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수 전 국방부 장관<左>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강재섭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한나라당 비례대표 후보로 영입됐다. [사진=강정현 기자]

김장수 전 국방부 장관이 16일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지난해 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악수할 때 고개를 숙이지 않아 ‘꼿꼿 장수’로 불려 온 그의 입당에 한나라당은 반색했다.

그동안 김 전 장관을 영입하기 위해 통합민주당도 공을 들여 온 터라 한나라당은 더욱 고무된 모습이다. 김 전 장관은 일요일인 이날 오전 강재섭 대표를 만나 입당 원서를 제출했다.

▶강 대표=“김 전 장관이 한나라당과 함께하게 돼 기쁘다. 대통령께 보고했더니 정말 기뻐하더라. 칭찬 많이 받았다.”

▶김 전 장관=“적에겐 꼿꼿하지만 국민에겐 부드러운 사람이다. 국가가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는 최대의 서비스인 안보에 일조하겠다.”

김 전 장관은 한나라당의 비례대표 몫으로 영입됐다. 이용득 전 한국노총 위원장과 함께 비례대표 2번에 유력하게 거론된다. 1번은 여성 몫이다. 그는 그동안 한나라당 영입설이 돌자 “군 조직과 선후배에게 결례가 된다”며 고사해 왔다. 그러다가 최근 강 대표가 직접 나서 그의 영입을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는 “휴전선에서만 국가를 지키는 게 아니라 여의도에서 입법과 정책으로 국가를 지킬 수 있다고 (김 전 장관을) 설득했다”고 영입 뒷얘기를 소개했다.

그러나 김 전 장관이 한나라당에 입당했다는 소식에 민주당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국방장관이었던 그는 민주당과도 영입을 놓고 얘기가 오갔기 때문이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손학규 대표가 3월 초 김 전 장관을 만났다”며 “김 전 장관이 비례대표 2번을 달라고 해서 손 대표가 그렇게 하기로 약속했는데 한나라당이 가로챘다”고 주장했다. 한 핵심 당직자는 “한나라당과 이중 플레이를 한 걸 보니 꼿꼿 장수가 아니라 ‘양다리 장수’로 불러야 한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김 전 장관은 변절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안보에는 여야가 없고 흑백논리로 따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 영입에 성공한 한나라당은 여성 몫인 비례대표 1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경숙 전 대통령직 인수위원장과 배은희 전 공동선대위원장은 후순위로 밀린 것으로 전해졌다. 　

글=정강현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