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OB관중석 LG파울볼은 사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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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우린 너희 공 안가져!」 서울 라이벌 LG와 OB의 자존심싸움은 관중석에서도 뜨겁다.31일 잠실구장에서는 관중들이 파울볼을 그라운드안으로 되던지는 바람에 경기가 중단되곤 했다.파울볼을 그라운드 안으로 다시 던진 것은 3루측 OB관중들.LG선수들이 경기가 시작되기전 사인볼을 LG응원단이 있는 1루측 관중석에만 던져준데서 비롯된 화풀이(?)다.
3루측 OB 응원단은 OB선수들이 때린 파울볼은 그냥 갖고 LG선수들이 때린 파울볼은 그라운드로 되돌려줘 경기를 중단시키곤 했다.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파울볼은 일종의 기념품.그러나 OB팬들은 라이벌 LG가 때린 파울볼은 갖지 않겠다는 무언의 시위를 했다.일종의 자존심이랄까.
메이저리그 시카고 커브스의 홈구장 리글리 필드에는 이와 비슷한 전통이 있다.상대방이 때린 홈런공을 구장안으로 다시 던져주는 것.그러나 그들은 경기 도중 공을 되던지지는 않는다.혹시 선수들의 플레이에 영향을 줄까봐서다.이닝중에는 공 을 가지고 있다가 공.수 교대때 「너희들이 때린 홈런공은 기념이 되지 않는다」는 표현으로 공을 다시 던져준다.
OB팬들의 「우리팀 사랑」이 좀 더 깊은 생각에서 출발해 경기를 중단시키거나 선수들의 플레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애교있는 전통」으로 자리잡을 수 있지 않을까.
〈李泰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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