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침에>池魚之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지어지앙(池魚之殃)이란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에게까지 화가 미친다는 뜻이다.「중국 송나라때 환사마(桓司馬)라는 사람이 구슬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가 죄를 짓고 도망하자 왕이 사람을 시켜 그가 가지고 있던 구슬을 어디에 두었느냐고 캐 묻자 그가 못에 버렸다고 했다.왕이 구슬을 찾기위해 못이 바닥이 드러나도록 물을 퍼냈으나 구슬을 찾지 못하고 엉뚱한 고기만 다 죽고 말았다」는 고사에서 유래된 말이다.
최근 우리의 주변에서 이와 비슷한 현상을 자주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성질이 급한 편이다.결과에 지나치게 집착,과정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으며 그러다보니 때로는 과격하고 즉흥적인 행동을 할때가 많이 있다.부부간의 불화가 계속 되자 이에대한 화풀이로 남편이 LPG통에 불을 질러 부부는 중화상을 입고아무상관이 없는 이웃집에까지 화재로 인한 큰 피해를 준 사건이있었다. 지하철공사에서 용접하는 도중 불똥이 누출된 도시가스에인화.폭발함으로써 공사장이 매몰되고 화재가 발생,아무관계도 없는 인근주민의 재산과 인명에 큰 피해를 준 사건이 있었다.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이 모기업의 노사분규로 인한 장기 간의 생산 중단으로 큰 피해를 본 사례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특히 우리의 경우 많은 중소기업들이 대기업과 하청관계에 있기때문에 노사분규가 있을때는 큰 피해를 보게된다.
부대내에서 상사로부터 기합 받은 탈영병을 체포하기 위해 검문검색을 강화한 결과 심한 교통체증을 일으켜 많은 국민들이 불편과 피해를 본 사례가 있었는데 모두가 지어지앙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생활이 복잡다양해지고 인구의 밀집현상으로 앞으로 이러한 사례는 더욱 증가할 것이 불문가지라 할 수 있다.우리의 의식구조를 보다 합리화하고 선진화해 성숙된 사회가 되도록 함으로써 지어지앙의 우(愚)를 줄이도록 노력해야 겠다.
〈한국공정경쟁협회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