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고통 큰데" JP 반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폭설로 피해농민들이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치권이 농심을 달래주고 복구와 지원에 나서기는커녕 대통령 탄핵문제를 가지고 정쟁만 벌이고 있어 개탄스럽다. 지금이 대통령 탄핵을 거론할 때냐. 우리는 반대다."

자민련 김종필(JP)총재가 9일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낸 대통령 탄핵발의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대전에서 있은 이 지역 필승결의대회에서다. 그는 시종 단호한 어조로 탄핵안 발의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에 따라 탄핵안 표결에서 자민련 의원 10명이 공동 행동을 취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표결에서 자민련은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 탄핵안 서명에 참여하지 않은 한나라당.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소신에 의해'서명을 거부했기 때문에 이들에게 당 지도부가 찬성표를 유도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자민련의 주가(株價)가 급등하고 있다.

유운영 대변인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에 휘말리지 않고 우리 나름의 스탠스를 지켜나갈 것"이라며 탄핵안 찬성에 거리를 뒀다. "노무현 대통령이 선관위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르는지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당론"이라고 했다.

지난 대선 직전 한나라당 측에서 2억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제출된 이인제 부총재는 탄핵안에 찬성할 가능성이 크다. 李부총재는 이날 탄핵안 찬성 여부를 묻는 질문에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李부총재의 핵심 측근은 "노무현 정부와 생사를 건 싸움에 나선 마당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찬성을 기정사실화했다.

다른 의원들은 사전에 자기 주장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박신홍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