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籠城-적 방어위한 최후의 수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농(籠)은 竹(대 죽)과 龍(용 룡)의 결합이다.용은 본디 신령스런 동물로 길상(吉祥)을 상징한다.또 용은 하늘을 자유자재로 날아 다닌다.
그래서 籠은 대나무로 엮어 용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이거나 운반할 수 있도록 한 바구니를 뜻한다.본디 흙을 운반할 때 쓰였던도구였다.
籠은 입이 좁고,속은 깊다.따라서 같은 대나무로 만들었지만 筐(광주리 광)이나 箱(상자 상)과는 다르다.「종다래끼」라고도하는데 옛날에는 화살통으로도 사용했다.농구(籠球).농락(籠絡).조롱(鳥籠)이 있다.
성(城)은 흙으로(土)만들었다(成)는 뜻이다.물론 돌로 축성한 성도 있지만 초기에는 흙으로 성을 쌓았다.토성(土城)이 그것이다. 중요한 곳에는 이중으로 성을 쌓았는데 안쪽을 城,바깥쪽을 곽(郭)이라고 했다.
또 왕궁과 같이 더욱 중요한 곳에는 성 자체를 지키기 위해 성문 앞에 또 하나의 작은 성을 쌓았는데 모양이 항아리 같다 하여 옹성(甕城)이라 했다.워낙 견고했으므로 철옹성(鐵甕城)이라는 말이 나왔다(「鐵甕城」참고).
그러나 옹성마저 함락되면 성 안으로 들어가 성문을 굳게 잠그고 지켰는데 그것이 농성(籠城)이다.
곧 籠城이란 최후의 수단으로 적을 방어하기 위한 방법이었음을알수 있다.
그런데 요즘은 籠城이 자주 일어난다.적이 코앞에 들이닥친 상황도 아닐 뿐더러 배수진(背水陣)을 쳐야 하는 위급한 상황도 아닌데 말이다.
또 城이 아닌 집이나 공장등과 같은 건물내에서 하므로 농사(籠舍)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