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通사태 감사원 발표로 새국면-趙사장 문책論 표면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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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한국통신사태가 조백제(趙伯濟)사장의 인책으로 비화될 분위기다.이와함께 노사간에 임금수준을 두고 새삼스런 공방이 일고 있다. 감사원이 29일 한국통신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례적으로 사장의 업무능력을 문제삼은 것이 그동안 일부에서 거론되어온 趙사장 퇴진론에 결정적인 무게를 더하는 요소로 보는 것이 사내외의 분위기다.
趙사장 자신은 입을 다물고 있지만 한국통신 경영진은 감사원의지적에 대해 『그만둘 때 그만두더라도 분규를 눈앞에 두고 최고경영자의 능력을 문제삼는 것은 곤란하다』는 반응이다.한국통신측은 감사원이 지적한 무노동 전임간부 87명도 재 정경제원.경총의 기준인 노조원 1천5백명당 1명보다는 많지만 노총이 제시하는 2백~4백명당 1명보다는 적은 6백명당 1명꼴이라고 설명했다. 정보통신진흥기금 2백억원의 복지후생비 전용도 한국통신은「복지기금 적립비」를 다른 통신업체들은 물론 타공기업수준과 비교하면 그리 큰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감사도중에 감사원이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사장의 능력을 문제삼았다는 것은 한국통신측으로서는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다.따라서 경영진들은 감사결과가 퇴진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고해도 일단 趙사장의 퇴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 이는 분위기다.지난 93년4월부터 2년2개월동안 한국통신의 최고경영자로 일해온 趙사장은 취임 이래 노조의 주장에 너무 끌려다녔다는 일부의 비난을 들어왔다.특히 한국통신의 민영화,통신시장 경쟁체제도입등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는 노조의 반대를 오히려 조장했다는의심(?)까지 정부측으로부터 받아왔다는 지적이다.
趙사장의 퇴진설이 파다하게 퍼진 29일 노사간에 직원 실질임금수준을 놓고 새로운 논란이 일어 눈길을 끌었다.『월급을 많이주는 회사로 소문난 한국통신 직원들이 그럴 수 있느냐』는일부 시민들의 시각에 대해 노조가 신문광고를 통해 『 노총이 발표한최저생계비에도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
노조측은 대학을 갓 졸업하고 6급 공채시험으로 입사한 직원이10년동안 근무하며 두 자녀를 두었을 경우 받게되는 월급이 급식및 교통보조비를 포함해 75만4천6백16원이라고 밝히고 있다.이에 따라 기본급을 8만원 인상하고 초과근무수 당을 기본급화해 최저생계비에 이르도록 해달라는 것이 노조측의 요구라는 것.
반면 한국통신의 급여수준이 민간통신기업인 데이콤이나 한국이동통신에 비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결코 적지 않은 수준』이라는것이 사측의 주장이다.
한편 정보통신부는 한국통신의 평균임금수준이 19개 정부투자기관중 8~9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李元浩.金政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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