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교습 프로그램없다-레슨프로 수박겉■기가 고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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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골프에 입문하는 초보자들이 느끼는 공통적인 애로사항은 한가지다.체계적으로 골프를 배울데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가르치는 사람마다 방법이 다르고 심한 경우 한사람의 교습법도때에 따라 달라 스윙에 대한 나름대로의 개념파악이 어렵기 때문이다. 교습기간도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들쭉 날쭉하며 골프인구 급증으로 하루종일 한마디의 충고로 교습이 끝나는경우도 허다하다.
상당수 비기너들이 결국 레슨을 포기하고 스스로 골프를 배우게된다.이런사정 때문에 레슨프로들에 대한 불신이 깊어진다.레슨프로들은 아는 것도 없이 돈만 밝히고 시간만 끈다는 볼멘 소리도나오게 된다.
이같은 불만은 가르치는 레슨프로들도 마찬가지다.골퍼들의 실력은 천차만별인데 반해 이들의 수준에 맞게 가르칠 수 있는 프로그램은 국내에 전무하다.결국 자신의 경험과 개인적인 연구외에 참고로 삼을만할 자료가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의 상당 부분 책임은 골프지도자 양성을 맡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레슨프로의 자격증만 양산했지 실제로 가르칠 수 있는 지도자 양성에 전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KPGA는 83년부터 약 1천5백명의 골프지도자를 배출해왔다.레슨프로는 1라운드 78타를 넘으면 자격증을 줘왔고 세미프로는 테스트에서 상위 1백50명에게 자격증을 줬다.최근 레슨프로의 자격 테스트를 1라운드에서 2라운드로 바꿨지만 그것이 그것이란 반응이다.
일단 자격증을 획득하고 나면 1주일의 간단한 소양교육을 끝으로 평생 골프지도자의 자격이 유지되고 새롭게 재충전할 기회는 없다. 더구나 협회에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태다.
48개의 레슨프로그램을 개발해 놓고 정기적으로 레슨프로에게 교육을 하며 매년 골프지도자의 자격을 재평가하는 미국프로골프협회와 천지차이다.외국의 유명 골프스쿨들은 경쟁자없는 국내시장 진출에 입맛을 다시고 있다.
골프전문가인 박윤숙(朴允淑)씨는 『골프강습 프로그램의 확보는골프스포츠 발전의 전제조건』이라고 밝히고 『국내에서도 체계적인프로그램하에서 골프를 가르치는 골프스쿨 개설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王熙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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