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 팀장은 지금처럼 불안한 시기일 때는 이머징마켓(신흥시장) 채권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펀드는 투자한 채권에서 나오는 이자 손익과 금리 변동에 따라 채권값이 변하는 자본 손익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투자한 국가의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이 추가되는 구조다.
옥 팀장은 “이머징마켓 채권펀드는 신흥시장 국가의 높은 금리 수준과 경상수지 흑자를 바탕으로 한 통화의 절상 압력으로 이자수익과 환차익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정책금리가 연 5%인 데 반해 브라질은 11.25%, 인도네시아는 8%, 터키는 15.25%다. 게다가 각국의 금리는 쉽게 조정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한다. 그는 “미국이 경기 침체 우려로 금리를 내리고 있지만, 신흥시장 국가의 경우 유가와 곡물 값 폭등 같은 물가 상승 우려가 있어 금리를 쉽게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MMF 수익률엔 만족하지 못하면서 주식형펀드에 가입하긴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은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것. 이머징마켓 채권펀드에 투자할 경우 미국 달러화의 동향에 신경써야 한다고 했다. 원화로 가입하지만 실제로는 달러화로 바꿔 현지에 투자하기 때문에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 환차익을 얻지만 강세를 보이면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환율은 신흥시장 국가의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고, 외국인 직접투자가 계속 들어오기 때문에 통화 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다만 국제 투자자본이 신흥시장 자체를 불안하게 본다면 해당 국가의 통화 가치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은 남아 있다.
옥 팀장은 “설사 투자 국가의 환율이 올라 약간의 환차손을 보더라도 기본적으로 보장하는 금리가 높기 때문에 일정 기간만 지나면 손실을 만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머징마켓 채권펀드에 장기 투자하는 것은 권하지 않았다. 연말까지는 달러화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 초엔 미국의 정권이 바뀌기 때문에 달러화에 대한 정책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주식시장의 흐름을 본 뒤 적절하게 갈아타는 것도 필요하다”며 “채권펀드는 불확실한 시기에 위험을 줄이면서 수익률을 보존하는 수단으로 쓰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옥진주 하나은행 포트폴리오팀장
정리=김원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