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가 금융기관의 리스크를 떠안는 모럴 해저드다” “FRB가 금리인하의 한계를 스스로 인정한 꼴이다”는 비판도 나왔지만 소수의 목소리에 그쳤다. 시장은 일제히 반등으로 화답했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7.35포인트(1.06%) 오른 1658.83으로 거래를 마쳤다. 일본(1.6%)·대만(0.64%)·홍콩(1.86%) 등 대부분 아시아 증시가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다만 수급 부담감에 시달리는 중국 증시만 2.3% 하락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대체로 FRB의 조치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굿모닝신한 증권은 금리인하를 통한 가격통제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기까지는 6∼9개월이 걸리는 데 반해, 이번 유동성 공급조치는 직접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박효진 연구원은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금리인하까지 한다면 유동성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우증권도 FRB가 금리인하 이외에도 다양한 방식의 신용경색 완화조치를 취하면서 투자자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심어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 낙관은 이르다는 신중론이 대세다. 단기적으로 반등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 흐름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교보증권 이우현 연구원은 “전날 미국 시장의 반응은 과한 측면이 있었다”며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를 일부 잠재웠을 뿐이다”고 평가했다. FRB의 유동성 지원이 경기침체나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2000억 달러로 신용위기를 잠재울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부실이 심화된다면 증시 하락의 폭만 더 키울 수도 있다.
게다가 다음주 집중돼 있는 글로벌 투자은행의 실적 발표도 부담이다. 4월부터는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도 나온다. 그다지 좋지 않을 것으로 보여 증시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섣불리 매매에 나서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고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