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2세경영 본격출범-4형제 분할체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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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한진(韓進)그룹의 2세 경영체제가 본격 출범된다.
조중훈(趙重勳.72)회장의 아들 4형제가 차례로 그룹내 주요계열사를 맡게되면서 90년대들어 시작됐던 대권승계 작업이 매듭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한진 계열사인 동양화재는 26일 주주총회를 열고 趙회장의 막내아들(4남)인 정호(正鎬.37)씨를 신임 전무로 선임했다.
정호씨는 「증권사 임원은 他업종 겸업을 금지」한 증권거래법에따라 그동안 맡아왔던 한진투자증권의 전무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그는 이 증권회사에서도 최대주주이자 이사(비상근)로 여전히 남아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전망 이다.
또 27일 실시될 한불종금의 주총에서는 법인등기이사로 연임될것으로 알려져 이번 인사는 정호씨가 한진그룹내 증권.보험.종금등 「금융3사」를 총괄하는 금융소그룹장 역할을 하는 계기가 될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룹 관계자들은 이와관련,『정호씨는 지난 5년간 한진투자증권의 이사.상무.전무등을 지내면서 눈에 띄는 경영수완을 발휘했다』며 『보험을 새로 맡은 것은 금융 각 부문을 골고루 관장토록한다는 포석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앞서 趙회장의 장남 양호(亮鎬.46)씨는 지난 92년 대한항공의 사장이 됐으며 차남 남호(南鎬.44)씨는 93년 한진건설의 사장이 됐고 3남 수호(秀鎬.41)씨는 94년 한진해운의 사장이 되는등 92~94년 사이 차례로 주력기 업의 최고경영자로 부상했다.
대한항공은 그룹의 모기업이자 최대 기업이고 건설.해운.금융등도 모두 그룹내 매출비중이 10~20%씩 되는 간판 업종.
이들 4개 업종을 합친 매출은 그룹 전체의 90%가량이나 돼사실상 한진그룹을 趙회장의 아들 4형제가 이끌어가는 체제가 구축된 셈이다.다만 趙회장이 그룹 회장으로서 중요한 사항들은 여전히 직접 살피고 있고 「장자승계원칙」도 천명한 상태여서 이같은 「분할 경영」체제가 상당기간은 「그룹의 분할」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趙회장의 형제들중 유일하게 그룹에 몸 담고 있는 친동생조중건(趙重建.63)대한항공 부회장은 최근 들어 그룹일에 사실상 손을 뗀 상태다.
그는 올해초 하와이에서 두달 가량 머무른뒤 요즘에는 일본에 체류중인데 그룹에서 독립해 별도의 사업을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은 2세 체제 본격출범에 앞서 그룹 원로들을 계열기업의 후견인 역할로 전보시키는등 정지 작업을 해왔다.
〈閔丙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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