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 귀금속 회수 기술개발-천덕꾸러기 폐품보물단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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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폐기처분되는 전자제품의 전자스크랩으로부터 금.은.니켈.구리 등의 귀금속을 회수,연간 약 60억원 이상의 소득을 올릴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한국자원연구소(소장 姜必鍾)의 이강인(李康仁,자원활용.소재연구부)박사팀은 과기처 특정연구사 업으로 지난92년부터 연구에 착수,최근 이 기술개발에 성공했다.전자스크랩이란 전자제품의 제조공정상 발생하는 불량반도체 칩이나 폐기처분되는 컴퓨터등 전자제품의 부속품들을 말한다.이 부품중 1백여종의 공정이 필요한 각종 반도체 칩.인 쇄회로기판(PCB)등은 전기전도율을 높이기 위해 금.은.팔라듐과 같은 귀금속을 도금해사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칩의 프레임에는 니켈.구리.알루미늄.주석등 비교적 비싼 금속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전자스크랩을「도시광석(都市鑛石)」으로취급,이런 금속을 회수하기 위한 기술개발이 오래 전부터 활발하게 이뤄져 왔다.李박사팀은 이 금속들을 왕수(王水.강한 염산과질산을 3대1의 비율로 혼합한 액체)에 의한 전기화학적 처리와자력선별법 등으로 추출해내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李박사는『스크랩의 시료를 잘게 부수어 왕수에 넣은 다음 외부에서 3v의 전압에 초당 7m정도의 유속으로 흔든 뒤 금과 은은 각 99%,구리는 97%이상을 회수했다』고 말했다.
또 칩의 리드 프레임에 납땜으로 연결돼 있는 니켈과 철의 합금은 자력선별법으로 분리.추출해냈다는 것.
국내의 각 전자회사에서 발생하는 전자스크랩의 양은 지난해만 해도 무려 1천5백t에 이르고 있으며 해마다 늘고 있는 실정.
반도체 칩의 종류에 따라 t당 금 2백~6백g,은 2천~1만g정도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李박사는 『따라서 이들 반도체 스크랩은 t당 3백50만~4백만원의 부가가치를 가지고 있는 자원으로 금.은만도 연간 52억~60억원어치나 된다』고 밝혔다.
한편 t당 1백70만원의 부가가치가 있는 리드 프레임 스크랩의 경우는 땜납을 제거할 경우 t당 3백만원의 가치가 생긴다는것. 李박사는 『현재 국내에서 수명이 다하거나 새로운 기종이 나와 폐기되는 컴퓨터만도 연간 1백만대 이상으로 추정되나 이들을 모두 회수치 못하고 있어 이 자원을 이용할 경우 수익은 훨씬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생산량은 세계최고 수준을 자랑하나 전자스크랩에서 이같은 귀금속들을 추출하는 기술이 지금까지 개발되지 않아 국내에서 발생하는 귀중한 자원인 전자스크랩중 80%를 일본에 수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李起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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