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히 활력 되찾는 멕시코 경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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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걷잡을 수 없이 붕괴 위기로 치닫던 멕시코 경제가 최근 빠른속도로 안정을 되찾고 있다.
미국의 긴급 수혈과 자체적인 긴축노력이 일단 먹혀들고 있는 셈이다.우선 주요 경제지표들이 4월을 고비로 최악의 상태를 벗어났음을 말해준다.무 역수지가 흑자로 반전된 것을 비롯해 바닥났던 외환보유고도 다시 늘어나는가 하면 단기외채도 크게 줄었다. 경기침체도 우려했던 것보다 덜하다.멕시코를 탈출해 나왔던 외국인투자자들이 다시 들어가기 시작했다고 미국신문들은 보도하고있다. 급한 불을 끌 수 있었던 것은 역시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의 구제금융 덕분이다.5백20억달러 지원을 약속받은 가운데 현재 지원된 금액은 1백60억달러.주로 부도 막는데 썼다.
외채총액은 3월말 현재 8백75억달러로 작년말의 8백54억달러에 비해 2.5%가 증가했으나 문제의 단기외채인 테소보노는 3백억달러에서 1백20억달러로 크게 줄었다.외채구조면에서 한결건실해진 것이다.
환율절하 속에 수출증가와 수입감소 현상도 즉각적으로 나타났다.줄창 적자행진을 계속하던 무역수지는 2월에 2억3천5백만달러의 흑자로 돌아선 이후 3,4월에도 각각 4억6천만달러와 6억2천만달러의 흑자를 기록,3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한창 어려웠던 1월말 35억달러까지 떨어졌던 외환보유고도 지금은 87억달러 선으로 회복했다.
무엇보다 페소貨 환율의 안정세가 주목거리다.달러당 8페소도 간단히 넘어섰던 것이 최근들어서는 5.8페소 안팎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정도로 안정됐다.
그러나 당초 우려보다 낫다는 것이지,멕시코 경제를 낙관하긴 이르다.불황과 물가고의 고통을 과연 원만히 견뎌낼 수 있을 지가 진짜 문제다.돈줄을 작년말에 비해 16%나 줄이는 가운데 기업들은 죽겠다고 아우성이다.페소폭락이후 75만명 이 실직했고앞으로도 1백만명이 더 떨려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올해물가는잘해야 40~50%로 예상하고 있다.오는 여름이면 2백억달러 규모의 단기외채상환만기에 또 한차례 부닥치게 돼 있다.
뉴욕=李璋圭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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