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한국통신사태 원인과 전망-社內분위기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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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해「강력대응」이라는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정해지자 22일 노조간부에 대한 중징계절차에 들어간 사측은 파업 대비에 만전을 기하면서도 헝클어진 사내분위기를 속히 정상화시키는데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조백제(趙伯濟)사 장은 이날 사내방송을 통해『민주적 절차에 의해 출범한 노조에 대해 기대와 관심이 컸으나 노조가 공공부문노조대표자협의회(公勞代)가입등 연대투쟁방향으로 선회해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직원들에게 이번 조치의 당위성을 다시 주지시켰다.
趙사장은 또 노사협상시 성의껏 대화에 응하지 않았다는 노조원들의 비난을 의식한 듯『온갖 수모와 모멸감을 참아왔으며 금년도단체교섭시 얼음찜질을 해가면서 회의장 옆방 침대에 누워 회의방송을 듣고 있었다』고 말하기도.
○…정보통신부와 한국통신 사내에서는 방송을 통해 보도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진노를 화제로 삼으며 사적(私的)으로『회사가 이 지경에까지 이른데는 사측간부들도 책임이 있지 않느냐』는의견이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는데 이에 대해 일부 간부들은『어떻게 불법행위자와 동일한 취급을 받을 수 있느냐』며 이같은 시각을 경계.
○…노조측은 경찰의 투입을 우려,일부 여직원을 제외한 중앙본부의 노조간부들이 모두 피신하는 바람에 조직이 크게 위축된 상태.22일 오후 명동성당에서 위원장 명의의 기자회견문을 발표한장현일(張賢一.40)쟁의실장은『명동성당에 임시상 황실을 설치한다』고 발표했으나 성당측의 협조가 불투명해 이 또한 어려운 상황. ○…일반 노조원들과의 연락은 한국통신의 자회사인 (주)한국PC통신 PC통신서비스「하이텔」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노조측은 이를 통해『사태 진정을 위해 우리가 냉각기간 제의를 했음에도 불구,정부와 사측이 일련의 강경조치를 취하는 것은 불 법행위를 자행하는 장본인이 바로 정부와 사측임을 입증하는 극명한사례』라고 주장하며 노조원들의 단합을 촉구.
현재 도피중인 劉위원장은 22일 하이텔에 올린 성명에서『우리의 정당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미약한 것이 현실』이라며『조금만 더 인내하자』고 말해 사태의 장기화를 염두에 둔 시각을 나타냈다.
〈金政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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