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主 담양.장성黨員 上京 항의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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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민주당 이기택(李基澤)총재는 22일 오전 가택연금 상황을 맞았다. 전남 담양.장성지구당 당원 2백여명이 북아현동 자택에서농성을 벌였기 때문이다.버스 5대에 나눠타고 새벽 5시에 상경한 이들은『담양.장성군수후보 선출과정에 정실(情實)이 개입됐다』며 후보선출 백지화를 주장했다.이들은 李총재의 출근 까지 저지했다.이날 사태로 오전 8시30분에 예정된 총재단회의가 연기됐으며 李총재는 지방출장계획까지 취소했다.
민주당이 어수선하다.경기지사 경선에서의 돈봉투사건을 둘러싼 진흙탕 싸움에다 기초단체장 후보 선정 잡음으로 2중의 홍역을 치르고 있다.
선거를 한달여 앞둔 당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洪英基)에는 기초단체장(일반 시장.군수,서울과 5대광역시의 구청장)후보에 대한 이의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공천 잡음이 발생한 지역은 대부분 호남과 수도권으로 민주당의전략지역이다.민주당은 지금까지 1백10개 지역에서 기초단체장 후보 선출을 마쳤다.
그러나 당 선관위에 따르면 이중 절반인 52개지역에서 후보선정에 대한 잡음이 나오고 있다.洪위원장을 비롯해 9명의 선관위원들은 폭주하는 이의신청서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릴 정도라고 하소연이다.
접수된 공천 잡음의 양상도 다양하다.정실개입에서부터 금품살포시비,투개표 부정,후보자의 전력시비등 문제가 될만한 것은 다 터지고 있다.
이같은 문제가 제기된데는 후보선정위를 자기사람으로만 구성하는지구당위원장들을 제재할 아무런 규정이 없는데다 후보자격에 대한사전심사도 불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 후보문제를 둘러싼 李총재측과 동교동의 갈등으로 선관위 활동이 지지부진하다.
이미 전남 일부에선 공천 탈락자들간에「反민주 연합전선 구축설」까지 나도는등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는데도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지도부가 당권에만 몰두하고 있어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느냐는 불만과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정실(情實)시비=문제가 된 담양.장성지역은 정실문제가 불거진 경우다.
지난 10일 후보자 선정위에서 군수후보가 뽑혔으나 당원들은 지구당위원장인 박태영(朴泰榮)의원이 친.인척과 비서진들로 선정위를 구성했다고 주장했다.문제가 된 선정위원은 朴의원의 친동생과 金종권비서등이다.또 전북고창(위원장 鄭均桓의원 )도 선출된후보가 鄭위원장의 친척동생이라는 이유로 시비에 휘말려 있다.
◇금품살포=군산시장후보로 선출된 김길준(金吉俊)변호사가 경선과정에서 대의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조사 받고 있다. 지난 15일 전주시장후보로 선출된 이창승(李彰承.전주코아호텔대표)씨도 중앙당에 이의신청서가 제기된 상태다.전남여천과 함평-영광지구당(위원장 金仁坤)도 마찬가지다.
***자격미달 시비 일어 ◇투개표 부정시비=의왕시 지구당은 후보선정위를 열고 신창현(申昌賢)씨를 시장후보로 선출했다.
그러나 탈락한 김진호(金珍鎬.지구당부위원장)씨등은 22일 당사로 찾아와『선정위원 9명중 7명이 과천시 거주자고 10명이 넘어야 할 선정위도 9명으로만 구성했다』고 주장했다.
◇후보자 전력=동작지구당은 구청장후보로 김기옥(金基玉)씨를 선출했으나 金씨가 지난 86년 순천시장 재임시 하위직 공무원 승진과 관련한 뇌물수수조사로 직위해제됐다는 점을 들어 자격미달시비가 일고 있다.
〈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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