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달러貨 급반등 배경과 앞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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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하염없이 추락하던 美달러화가 날개를 되찾았다.
지난 4월19일 달러당 79.75엔까지 곤두박질했던 달러화는이후 82~84엔대를 오르내리는 조심스런 행보를 보이더니 최근뉴욕과 도쿄 외환시장에서 잇따라 87엔대를 회복하는 폭등세를 보였다. 15일 도쿄시장의 달러값은 87.10엔을 기록,최근 한주일새 4엔가까이 뛰었다.달러화는 독일 마르크화에 대해서도 강세를 보여 한주일새 달러당 1.36마르크선에서 1.45마르크선으로 올랐다.
이처럼 최근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선 것은 무엇보다 미국의 쌍둥이적자(재정및 무역적자)에 개선 가능성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쌍둥이적자는 달러폭락의 근본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美 상.하원 예산위원회는 지난11일 오는 2002년까지 재정적자의 완전 삭감을 목표로 한 균형예산안을 통과시켰다.클린턴대통령은 이에대해 거부반응을 표시하고 있지만 의회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향후 美재정적자는 어떤 방식으로든 축소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美.日 양국의 일본 자동차시장 개방을 둘러싼 충돌은 美무역적자 개선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양국은 표면적으로 극한 대립양상을 보이면서도 물밑으론 오는 6월 선진7개국(G7)정상회담에서의 정치적 타결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은 타협명분으로 일정선의 양보카드를 제시할 것이란 관측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자동차협상이 결렬될 경우 미국은 대일(對日)압력수단으로 달러하락을 유도하는 제스처를 쓸 것이란 예상이 있었지만 우려했던 일은 실제 없었다.
이같은 상황변화를 맞아 국제 금융시장의 뭉칫돈들은 단기간에 큰 폭의 시세차익을 남긴 엔화나 마르크화를 속속 처분,달러화로옮겨타고 있는 형국이다.올들어 달러표시 자산에서 엔이나 마르크표시 자산쪽으로 이동했던 국제자금이 다시 달러자 산쪽으로 복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근래▲미국의 주식및 채권시장이 초강세 행진을 거듭하고 있고▲페소화 폭락사태이후 휘청했던 멕시코경제가 되살아나고 있는 점등은 국제 자금의 미국 환류를 재촉하고 있다.
외환전문가들은 『최근들어 달러화가 바닥세를 확인했다는 인식이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면서 『국제 자금은 換리스크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 마음놓고 미국의 주식및 채권에 투자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美주식등 달러자산에 대한 투자대열에는 일본계 자금까지 폭넓게 가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그만큼 향후 달러값의 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에도 달러값은 한차례 급락,단기 바닥시세를 형성한 이후에는 6개월~1년가량 소폭씩 회복하며 휴식을 취했던게 일반적 현상』이라며 『이번에도 일단 6개월가량은 달러당 85~90엔대를 오르내리는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하고 있다.
다만 장기 전망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쌍둥이적자가 실제 개선될지의 여부를 지켜봐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달러화는 또다시 주기적 폭락의 길을 반복할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金光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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