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삼성-한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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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이제 1이닝만 더 버티면…」.
13일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선 이상군(李相君.33)은 5회초 마운드에 오르면서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이날까지 통산 89승을 기록중인 그에게는 1승이 무엇보다 소중했다.
팀 타선의 도움으로 2-0의 리드를 안고있는데다 타순도 하위타선인 8번부터.아웃 카운트 3개면 86년부터 쌓아온 승수가「90」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이제 야구를 그만둘 때가 되지않았느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입버릇처럼 『1백승만 채우면 미련없이 유니폼을 벗겠다』고 말해온 李는 92년 10승을 올린뒤 93년 7승,94년 6승으로 줄어드는 페이스가 불안했다.하지만 체력관리에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96년까지 1백승을 채울 자신이 있었다.
8번타자 동봉철(董奉)에게 좌전안타를 내준뒤 9번 김재걸(金在杰)의 타구는 3루앞 병살타성.그러나 타구는 3루수 황대연(黃大淵)의 글러브를 맞고 튀며 얄밉게도 좌익선상으로 흘렀다.1타점 3루타.맥이 풀린 李는 1번 김태균(金泰均) 에게 중견수키를 넘기는 2루타를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통산 90승의꿈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야수들의 수비가 아쉽기도 했지만 5회말이면 어김없이 구위가 떨어지는 자신의 체력이 야속했다.세월이 흐르면 후배들에게 마운드를 넘겨야 하는게 순리인가.
그러나 삼성 마운드에는 통산 79승을 올린 한양대 1년후배 성준(成埈)이 프로 10번째로 80승에 성공,두손을 활짝 쳐들고 있었다.
[대전=李泰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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