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번-23번 옛 등번호 바꿔단 조던 기분낼땐 좋았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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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조던때문에 속상해 못살겠다.』 프로농구 시카고 불스의 슈퍼스타 마이클 조던이 하룻밤 사이에 원망의 대상으로 변해버렸다.
10일밤(현지시간)올랜도 매직과의 NBA플레이오프 2라운드 2차전에서 1백4-94로 승리한 불스구단은 이튿날 아침부터 팬들의 항의전화가 몰려들어 진땀을 흘렸다.
항의하는 팬들은 거의가 초.중.고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었다.
항의소동의 원인은 조던의 등번호다.
지난3월 NBA복귀이후 백넘버 45번을 달고 활약해오던 조던이 이날 경기에서 갑작스레 자신의 옛번호인 23번이 달린 유니폼을 입고 나왔기 때문이다.
〈관계기사 40面〉 그동안 최소한 50달러가 넘는 비용을 들여 45번 유니폼을 사준 부모들은 『다시 23번을 사달라는 아이들의 등쌀에 견딜수 없다』며 불스구단에 화풀이를 해댄 것이다. 지난 93년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선언하기까지 조던의 백넘버 23번은 프로농구 관련상품중 최고인기 품목이었다.
조던의 복귀이후 45번이 다시 최고인기상품으로 뛰어오른 것은당연한 일.
45번은 사실상 조던이 프로야구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마이너리그팀에서 활동하던 당시 사용했던 백넘버.
야구선수시절 타율 2할2리에 불과했던 조던은 최근 "농구에 복귀한 후에도 나의 야투성공률이 타율에 머무르는것 같다"며 23번으로 바꿀의사를 비췄다는 것이 필 잭슨 불스감독의 전언이다 조던이 마음을 굳히게 된것은 매직과의 1차전 경기였던 것으로알려졌다.
1차전에서 조던은 경기종료 16초를 남기고 드리블하다 매직의가드 닉 앤더슨에게 공을 빼앗기는등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연발,다이긴 경기를 패배로 바꾼 장본인이었다.
조던은 또 경기가 끝난후 앤더슨이 "45번선수는 과거 23번의 폭발적인 득점력이 없다"고 말한데 자극받았다는 것. 사실상조던과 불스도이미 벌금으로 금전적 손해를 보았다.
NBA측은 11일 경기 시작전에 조던의 백넘버 교체를 알리지않은 불스구단에 2만5천달러를 부과히는 한편 검은색 농구화 일색의 불스선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흰색 농구화를 신은 조던에게5천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23번 등번호를 단 유니폼을 입은뒤 마음이 편안해졌다는 조던은 앞으로 계속 이 번호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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