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식씨 서울시장후보 뽑힌이유-YS뜻이 결정적인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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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원식(鄭元植)前총리가 민자당 서울시장후보로 확정됐다.그는 12일의 민자당 경선에서 이명박(李明博)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승리의 이유는 몇가지가 있을 수 있다.우선은 「金心」때문이다.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鄭씨를 선호했다.출마를 권유한 장본인이기도 하다.鄭씨도 정견발표에서 그점을 유독 강조했다.그는『당총재의 권유로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鄭씨를 선호한 이유는 분명하다.당선가능성때문이다.끝까지 남은 후보대상은 鄭前총리와 李의원이었다.그러나 李의원의 이미지는 박찬종(朴燦鍾 무소속)의원의 그것과 많이 중복된다.그럴경우 민주당 조순(趙淳)후보의 당선가능성이 커진 다는 게 민자당의 판단이었다.
金대통령은 당초 鄭후보를 추대형식으로 결정할 생각이었다.그러나 李의원이 탈당을 불사하며 반발했다.李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민자당으로서는 낭패였다.4파전구도속의 李의원은 鄭후보와 朴후보의 표를 갉아먹을 것이기 때문이었다.끝내 경선을 하게됐다. 그러나 경선 결정의 과정이 鄭씨에게 유리하게 작용됐다.
鄭씨의 전격적인 경선수용발표가 많은 점수를 땄다.
그러나 여권핵심부는 내심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게 사실이다.워낙 일찍 李의원이 득표활동을 전개했기 때문이었다.활동의 강도도아주 높았다.더군다나 최근의 당내 사정이 묘하게 돌아갔다.경선문제를 둘러싸고 탈당까지 있었다.좀처럼 말을 듣 지 않는 민자당의원들이었다.李의원측은 그것을 노렸다.그는 정견발표에서도 대의원들의 「반란」을 부추겼다.그는 『힘은 위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金心」을 극복하기는 부족했던 것같다.
서울지역 지구당위원장들의 묘한 심리도 鄭후보 승리에 한몫을 했다.전국구에 초선이라는 李의원에 대한 시기(?)도 없을 리 없었다.몇명을 제외한 지구당위원장들의 반응은 李의원에 대해 줄곧 냉랭했다.결과적으로 鄭후보는 큰 힘을 업게 됐 다.아무래도추대보다는 경선이 낫기 때문이다.본선에 나가서도 당당할 수 있게됐다. 문제는 이제부터다.정원식.조순.박찬종의 3파전은 좀처럼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현재의 여론조사로는 朴후보가 가장 앞선다고 한다.한 조사결과는 15대 15대 40으로 나와있다.
鄭후보와 趙후보는 별차이가 없다.반면 朴후보는 한참을 앞 서있다.그러나 현시점에서의 그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게 민자당의 생각이다.민주당도 같은 생각이다.
정당선호도가 높은 우리 유권자들이다.기본적으로 25~30%는정당표로 잡힌다고 한다.기본적인 여당표라는 게 있다.부동의 민주당표도 건재한 것으로 보인다.거기에 인물에 대한 평가가 덧붙여진다.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판세는 크게 뒤바뀔 것이란 분석이우세하다.
민자.민주당의 싸움은 아주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서울시장선거전은 양김(兩金)의 대결 양상으로 변모되고있다.싸움이 치열할수록 朴후보의 표를 앗아갈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앞으로 무슨 변수가있을지 모른다.대형사건이라도 다시 터진다면 판세는 금방 뒤집어질 수 있다.각당의 서울시장후보 확정으로 선거전은 후끈 달아올랐다. 〈李年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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