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서울 실속있는 시골전세 각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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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서울에서 억대(億臺) 서민으로 살 것인가,시골에 가서 억대부자로 살 것인가」.
국민주택규모(전용25.7평)아파트 전세를 얻으려고 해도 괜찮은 동네는 1억원대를 넘어서는 것이 요즘 서울의 집값 사정.억대 재산이 있어도 한번 만져보지도 못하고 방바닥에 깔고 앉아 「억대 서민」으로 살아가야 한다.
출퇴근이나 아이 들 교육문제가 없다면 굳이 이렇게 살 필요가없다며 서울근교 시골에 전세를 얻어 나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아무리 서울 근교라고 해도 나날이 빈집이 늘어가는 것이 요즘 시골사정이라 우선 전셋값이 파격적으로 싸기 때문이다.
대지 2백평 정도의 넓은 마당에 건평 20여평의 농가주택을 1천만~2천만원 내외로 얻을 수 있다.
서울에 연고를 둘 필요가 없어 강원도나 충북까지 내려갈 경우5백만~1천만원에도 가능하다.
더구나 해가 바뀔때마다 값을 올려 달라고 하는 서울과는 달리시골에서는 오래 살수록 값을 내려준다.
세들 사람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서울에서 18평아파트 에5천만원 전세로 살고 있던 朴모(36)씨는 올해초 경기도가평군외서면대성리 북한강변에 있는 대지 2백평.건평 25평(방3개)의 시골집을 보증금 5백만원.월세 10만원에 얻어 이사했다.남는 돈은 그동안 빠듯했던 사업자금으로 활용해 사업도 덕분에 잘풀렸고 3세대가 좁은 집에서 살다가 요즘은 넓은 집에서 살맛나게 산다.
공무원으로 정년퇴직한 韓모(62)씨는 당초 고향인 경남으로 내려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서울에 있는 자녀들과 너무 멀리 떨어질 수 없어 경기도이천군장호원읍이황리 대지 2백70평.건평 18평의 농가주택을보증금 2백50만원.월세 5만 원에 얻어 텃밭을 일구며 건강한노년을 보내고 있다.전원주택을 장만하기 위한 2단계 전략으로 경기도양평군서종면수입리의 대지 1백30평.건평 20평 2층집을1천5백만원에 전세로 얻어 살고 있다.
전원주택을 가장 싸게 마련하는 길은 준농림지 논밭을 사서 택지로 전용해 집을 짓는 것이다.
그러나 현행법상 전가족이 이주해 6개월이상 거주하지 않으면 농지를 아예 살 수가 없기 때문에 아예 세를 든 것이다.
시골집 전세 중개를 전문으로 하는 시골정보센터(02(474)5757)김태기(金泰基)소장은『건평만 따질때 서울근교 시골에서는 서울의 5분의1 값에 같은 규모 전세를 구할 수 있는데 2백평 정도의 텃밭이 딸린 점을 감안하면 집은 그보 다 5배 넓게 쓸 수 있다』고 말한다.
李光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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