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과외’ 받는 최시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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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사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대비해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최 후보자의 임명에 대해 통합민주당이 반발하고 있어 청문회에서 야당의 공세가 만만찮을 전망이다. 최 후보자는 우선 방송·통신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심도 있는 ‘학습’을 받고 있는 것을 알려졌다. 최 후보자의 재산 문제나 도덕성에 대해선 청와대가 ‘하자가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내정했다는 후문이다. 최 후보자는 이날 경기도 분당의 70평형대 아파트와 은행에 위탁, 관리토록 해 놓은 40억원 등 78억원의 재산을 국회에 신고했다. 최 후보자는 1988년 동아일보에서 퇴사한 이후 94년 한국갤럽에 지분을 투자해 CEO로 변신했다. 그는 한국갤럽을 13년간 경영했다. 그가 은행에 맡겨놓은 자금은 한국갤럽을 그만두면서 보유 지분을 판 것이 대부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1남2녀의 자제 중 아들이 군 면제를 받았다. 군 면제 사유는 120㎏에 육박하는 체중 때문이라고 한다.

최 후보자 측 한 관계자는 “한국갤럽에 입사한 뒤 13년이 지나면서 회사의 사세가 크게 성장해 그 지분도 많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방송·통신 분야의 전문성이 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언론과 여론조사 회사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만큼 방송·통신 분야에 대해서도 건전한 상식과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최시중 후보자를 적극 엄호하고 나섰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김성이 보건복지부 장관,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수석,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 교체 요구를 하고 있는데, 이것은 인사에 대해 지나친 요구”라며 “자신들이 집권당인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좌파 정권 10년 동안 왜곡될 대로 왜곡된 방송 정책을 정상화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강력한 추진력이 필요하며 다양한 경험을 지닌 최시중 후보자가 그런 능력을 갖고 있어 방송통신위원회의 독립을 유지하면서 개혁 작업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통합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방송통신위원장은 최측근을 앉혀 직언을 듣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최 후보자에 대한 인사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10일 열릴 예정이다.

신용호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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