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兒童-무한한 가능성 지닌 존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아(兒)는 臼(.숨구멍 신)과 (人)의 결합이다.
지금은 臼을 「절구 구」로 읽지만 아기의 머리가 아직 봉합되지 않은 상태도 뜻했다.
그래서 벌어져 있다.
갓난 아기를 보면 숨쉴 때마다 머리가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은 서 있는 사람의 팔과 다리를 그린 것으로 人,과 함께「사람」을 뜻한다.
그러니까 兒는 아직 정수리가 붙지 않은(臼)사람(),곧 「어린 아이」를 뜻한다.아명(兒名).건아(健兒).고아(孤兒).소아(小兒).미아(迷兒)가 있다.
동(童)은 重과 辛(신.罪)의 결합,곧「중죄를 짓고 관직을 박탈당해 노예가 된 남자」를 뜻했다.
그것은 아직 미숙과 경솔 때문이므로 「미성년」「아이」도 뜻하게 되었다(「警鐘」참고).
동심(童心).동요(童謠).목동(牧童).신동(神童)이 있다.
그러니까 아동(兒童)이라면 「미숙한 아이」라는 뜻이 돼 예부터 교육.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여겼다.
게다가 장유유서(長幼有序)가 강조되었던 옛날에는 어린이의 존재가 경시되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들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으며 나름대로의 인격도 가지고 있다. 또한 그들은 장차 이 나라의 주인이 될 사람들이다.
이제 어른의 축소판,소유물쯤으로 여겼던 낡은 사고는 떨쳐버리고 그들의 잠재성을 일깨우고 미래를 열어주어야 할 것이다.「우리들 세상」이라고 외치기 전에 「그들의 세상」을 만들어 주자.
鄭 錫 元 〈한양大 중문과교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