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침에>패션 마케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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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요즘 파리 패션계는 한국인 디자이너들에게 많은 관심을 보내고있다.세계 최대의 기성복 박람회인 파리 프레타 포르테에 매시즌참가하고 있는 국내 디자이너들의 꾸준한 노력 덕분이다.
지난해 10월 프랑스의 유명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 파리 본점에서 3주간 진행된 패션쇼에서는 우리 디자이너 이영희씨 무대가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제 세계 시장에서 그 나라의 패션 마케팅이 어느 수준으로 평가되는가에 따라 국력과 문화 수준도 따라서 평가되는 시대가 되었다. 서부 유럽의 파리.런던.밀라노는 세계 패션의 발상지며현재도 세계 패션을 리드하고 있다.그후 뉴욕이 이들 못지않은 상업적 저력으로 패션 시장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최근에는그간 패션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던 통일 독일의 베를린이 패션 업계의 실력자로 등장했다.
아시아의 경우는 어떤가.도쿄(東京)와 홍콩이 아시아 시장의 패션 메카로서 다이내믹한 힘을 발휘해 온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의 일이다.그리고 요즘에는 중국의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에 대규모 패션몰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중이다.
경제및 국력의 발전이 세계 소비시장의 판도 변화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음을 잘 알 수 있다.패션 수출입 업무에 종사하는필자로서는 그 변화의 한가운데 서있음을 시시각각 실감하고 있다. 이같은 구도에 한국을 넣어보면 어떨까.여전히 한국에서는 패션산업이 자동차.전자산업과 함께 우리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들 한다.
한국의 섬유 수출이 세계 3,4위권임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그러나 우리의 섬유산업은 단순한 제조업 차원에 머물러 왔었다. 패션은 무엇보다 대중의 심리를 움직이는 이미지 산업이다.
따라서 패션산업은 이미지를 창출하는 브랜드력이 필수다.한국은 그런 면에서 준비가 너무 돼있지 않았다.지금의 세계 패션산업은제조업자가 아닌 정확한 마케팅 전략과 상품기획력을 가진 회사가주도하고 있다.
패션산업이야말로 전자나 자동차산업과 같이 엄청난 연구및 개발(R&D)투자없이도 몇사람의 창의력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황금시장인 것이다.
〈㈜성주인터내셔날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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