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경제 선생님] 용돈 교육은 어떻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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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새 학기는 아이에게 새로운 시작을 다짐할 수 있게 하는 때입니다. 용돈주기를 통해 용돈교육을 시작하기에도 좋습니다. 용돈교육은 아이들에게 규칙적으로, 정해진 금액을 받아 스스로 관리하는 능력을 키워 줍니다. 그런데 아이들 중엔 용돈받기를 싫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돈이 필요할 때마다 부모님께 받아가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이지요.

아이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데는 대략 두 가지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용돈을 스스로 관리하는 데 따른 책임감과 번거로움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용돈을 일찌감치 다 써버려 부족해지는 것이 걱정스러울 수 있고, 용돈 기입장을 적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돈을 어떻게 써야 하고 돈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그럴 수도 있습니다. 부모님이 모든 것을 풍족하게 해결해주는 경우 대체로 아이들은 돈에 대한 바른 인식을 형성할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거부한다고 계획했던 용돈교육을 그만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경제교육의 첫걸음으로 용돈교육을 하는 것은 아이에게 돈을 관리하는 바른 방법을 체험하게 해 올바른 경제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목적에 동의한다면 용돈교육을 시작하는 데 보다 단호한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부모님이 일방적으로 용돈주기를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처음으로 용돈을 받아 쓰게 되는 아이들 입장에선 부담감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용돈받기가 왜 필요한지를 아이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하기 바랍니다. 용돈을 쓰고 관리하는 요령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설명해 주어야 합니다. 학용품이나 선물 구입 등 아이가 실제로 쓰고 있는 돈의 구체적인 내역과 규모를 함께 짚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용돈이 얼마나 필요한지 자연스레 알게 될 것입니다. 또 아이는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용돈을 사용해야 하는지 느끼게 될 것입니다.

김정훈 원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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