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지나도록 폭발 火因 못밝혀-대구 慘事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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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大邱=특별취재반]대구지하철공사장 가스폭발사고를 수사중인 검.경이 1일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으나 가스누출 경위와 화인(火因)등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검.경합동수사본부(본부장 李承玖대구지검특수부장)는 중간수사발표에서『 28일 오전7시20분쯤 표준건설이 천공작업중 지하 1.7m에 매설된 지름 1백㎜의 중압관에 8㎝크기의 구멍을 낸 것이 원인』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폭발을 초래한 직접적인 화인과▲27일 밤부터 가스냄새가 났다는 신고자의 진술▲가스관의 구멍에서 오수관까지 생긴 공동(空洞)▲다른 곳에서의 가스누출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가 미진하다는 지적이다.
도시가스 전문가들에 따르면 파열 된 중압관의 압력은 평방㎝당3~5㎏ 로 상당한 압력이지만 차량이 다니는 도로밑 1.7m지점의 흙을 1m이상 밀어내 공동을 만들 수 있겠는가에 대해서는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중압관 가스의 분출속도가 빠른 것은 사실이지만 초속 4백m라는 발표는 이해하기 어렵다』며『만약 가스가 이같은 속도로 분출되면 그 자체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하철공사장 내부에서도 가스누출이 있었을 가능성이있다는 지적이다.
화인에 대해서도 사고당일 우신종합건설 직원들이 가스냄새로 작업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용접불똥에 의한 폭발 가능성은 희박해졌고 여타 원인에 대한 조사도 전혀 진전이 없는 상태다. 게다가 수사초기부터 검증작업이 천공작업장에서만 이루어졌을뿐 다른 가스관에서의 유출여부에 대해서는 이뤄진바 없다.
또 대구시달서구청 환경미화원 金모(35)씨가 27일 밤 가스냄새를 맡고 신고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조사때 신고사실을 부인했다』고만 말해 의혹을 더하고 있다.결국 현재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사실은 표준개발이 천공작업중 가스관을 파손했 다는 것 뿐이다. 표준개발.대백종합건설측도『공사중 과실로 가스관을 파손해구멍을 뚫은 것은 사실이지만 폭발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좀더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91년 도시가스 가스관의 상층부를 지나는 우수로를 건설한 (주)우방도 깨진 우수로에 대한 책임을 부인하는 한편 93년 우수로 밑의 도시가스관을 매설한 대경설비측도 공사중『우수로를 건드린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에대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
결국 수사당국이 이같은 의문점들을 명확하게 해명하지 못한채 서둘러 수사를 마무리지을 경우 선거와 정치권에 미치는 파장을 우려해 축소수사를 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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