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대한항공 다시 상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1면

‘부드러운 남자’ 문용관 대한항공 감독은 최근 “선수들에게 딱 한 번 화를 냈다”고 고백했다.

20일 LIG손해보험에 뼈아픈 패배를 당해 삼성화재와의 선두 다툼에서 치명타를 입은 것을 두고 한 얘기였다.

대한항공은 24일 삼성화재전에서도 패하면서 챔프전 직행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

28일 프로배구 V리그 6라운드가 열린 인천 도원체육관. 아마 초청팀 상무와의 경기를 앞둔 대한항공의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 보비를 투입하고도 첫 세트를 23-25로 내줬다.

속이 타들어갈 법했지만 문용관 감독은 웃음을 택했다. 감독의 ‘웃음 바이러스’에 선수들은 집중력으로 화답했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 3세트를 손쉽게 따낸 대한항공은 4세트 상무의 거센 반격에 밀려 풀세트 접전을 펼쳐야 했다. 2세트 초반 외국인 보비 대신 들어온 김학민(18득점)이 4세트부터 체력이 떨어진 탓이었다.

문 감독은 순간 입을 굳게 다물었지만 선수들을 채근하지는 않았다.

다만 슬그머니 보비를 다시 집어넣었다. 벤치에서 체력을 보충한 보비의 타점은 상무의 블로킹 한참 위에 올라가 있었다. 보비는 5세트에서 서브 에이스 1개를 포함해 6점(총 16득점)을 혼자 해결하며 진땀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한항공은 이날 3-2로 승리를 거두고 2연패 충격에서 벗어났다.

정회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