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책>"전쟁교본" 베르톨트 브레히트 지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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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20세기전반 독일 리얼리즘 문학을 대표하는 극작가이자 시인인저자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특정한 역사공간을 69장의 사진과69장의 시로 추적한 사진시집.33년부터 12년동안 스웨덴.덴마크.미국에서 발간된 잡지에 실린 사진을 잘라 내고는 여기에다자신의 4행시를 붙였다.
이 특이한 구성으로 브레히트는 「있는 그대로 현실을 보여준다」는 사진이 실제로는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을 노출시킨다.
당대로서는 첨단매체인 사진이 진실을 밝히거나 전달하지 못하고오히려 사실의 왜곡과 은폐에 한몫 거들고 있다는 생각이다.
진실은 표피적인 현상의 복제를 통해 얻을 수 없으며 오직 작가에 의해 재창조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브레히트는 이 창조적인작업에 독자들의 동참을 요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독자들은 각 사진과 이에 딸린 시를 읽으며 스스로의 독해법을 찾아내야 한다.
이는 바로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좀더 깊게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하다.〈한마당.1백89쪽.4천5백원〉 〈朴正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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