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서 후보 2명 추린 뒤 대의원 투표로 최종 결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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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새 대표 선출 과정에서 후보들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대표 선출 선거관리위는 5일 5명 이상이 경선에 출마할 경우 두번의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를 압축하기로 했다. 우선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한 1차 여론조사를 실시해 후보를 5명으로 줄이고, 이들끼리 TV토론을 거쳐 다시 2차 여론조사를 실시한다는 것. 이를 통해 상위 후보 두명을 추린 뒤 오는 18일 전당대회에서 5000여명의 대의원 투표를 통해 대표를 선출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후보 난립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게 당 선관위 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경선 판도가 달라질지 주목된다. 소장파는 여론조사를 더 중시하는 방안을 내놓았으나 선관위 측은 채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장파가 선호했던 방식은 1차 여론조사로 5명을 간추린 뒤 2차 여론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와 전당대회에서 실시될 대의원 투표 결과를 7대3의 비율로 반영하는 것이었다. 이 같은 방식으로 대표를 선출하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후보 가운데 박근혜 의원이 가장 유리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었다. 그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관위가 전당대회의 투표 결과만으로 두 유력 후보의 승패를 가리기로 결정함에 따라 상황은 달라졌다. 이 경우엔 당내에서 세(勢)를 가진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병렬 대표 측과 일부 민정계 영남권 중진들이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홍사덕 원내총무를 대표로 뽑기 위한 방식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반면 "특정 후보가 1, 2차 여론조사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이면 세가 다소 약하더라도 대의원들을 상대로 얼마든지 바람몰이를 할 수 있다"는 반론도 있어 승부는 예측 불허라 할 수 있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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