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중복 게재 인정하나” “했다, 썩 잘한 일 아니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남주홍·박은경 두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 27일 오후 통합민주당의 칼끝은 다른 후보자들로 향했다.

그중에서도 민주당은 이날 청문회에서 김성이(사진)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재산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의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백원우 의원은 “김 후보자가 1999년 자양동 주택을 2억6000만원에 구입했으나 행정관서엔 절반에도 못 미치는 1억1500만원에 구입했다고 신고했다”며 이중계약서 작성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는 처음엔 “(그건) 토지분을 빼고 얘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백 의원이 “집합건물은 토지와 건물이 하나로 나온다. 이건 위증에 해당된다”고 재차 추궁하자 김 후보자는 “잘못 신고한 것 같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이중계약서 작성과 관련된 의혹은 “법무사를 통해 신고를 했다”며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자 이번엔 장향숙(민주당) 의원이 “김 후보자가 2002년 펴낸 『사회복지 발달과 사상』이란 책은 1997년 나온 『사회복지의 사상과 역사』와 2001년 출간된 『영국 사회복지 발달사』를 베낀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이 “표절을 시인하느냐”고 묻자 김 후보자는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고만 말했다.

강기정(민주당) 의원이 “3개의 논문을 8곳에 중복 게재한 사실을 인정하느냐”고 따지자 김 후보자는 “했다. 썩 잘한 일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선선히 인정했다. 또 김 후보자는 청소년보호위원장 재직 시 공금 유용 문제가 불거진 것과 관련해 당초 “(공금을) 2개월만 보관했다”고 해명했지만 이날 강 의원은 “사실은 무려 6개월이나 보관하고 있었다”며 당시 국무조정실 특감자료를 제시했다. 김 후보자는 “정확히 해명 자료를 못 낸 것은 인정한다”고 대답했다.

◇곤욕 치른 후보자들=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 민주당 서갑원 의원은 “2002년 수지 아파트 분양권 매도 사실은 소명자료에 누락돼 있다”며 “명백한 미등기 분양권 전매”라고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또 서 의원은 “2005년 8월 여의도 롯데캐슬을 취득하고 입주 한 달 만에 분양 받은 송파 스타파크는 투기꾼들이 어마어마하게 몰리던 아파트”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수지에서 출퇴근이 어려워 여의도에 아파트를 산 것이고, 송파엔 은퇴 후 연구소나 차리려는 의도였다”고 해명했다. 김한길(민주당) 의원은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시 부시장이던 2003년 군 대체 복무를 하던 장남이 6개월 파출소 근무라는 관례를 깨고 한 달 만에 파출소에서 의무소방원으로 옮겼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원 후보자는 “특혜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김정하·임장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