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LPG 보다 경유 소비 늘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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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영식(62·사진) GS칼텍스 사장이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25일 저녁 한국공학한림원 주최로 열린 최고경영자(CEO)포럼 초청 강연 자리에서다. 명 사장은 이날 정부의 수송용 에너지와 바이오디젤 정책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명 사장은 “정부가 시행하는 액화석유가스(LPG) 경차 보급 확대는 LPG 수입을 증가시켜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며 정책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원유를 들여와 정제한 뒤 수출한 수송용 경유는 하루 평균 28만 배럴로 전년보다 13%나 늘어났지만 LPG의 경우 하루 평균 수입량이 6만9800배럴로 전년에 비해 16%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물량에 여유가 있는 경유의 국내 소비를 촉진하고, LPG 수입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야 한다는 것이다. 명 사장은 LPG에 부과되는 세금(L당 297원)이 경유(652원)에 비해 턱없이 적은 것이 LPG 소비 증가를 부추긴다고 했다.

명 사장은 정부의 바이오디젤 정책도 도마에 올렸다. 바이오디젤은 콩 등 곡물을 원료로 만든 연료다. 우리나라는 2006년 7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바이오디젤을 상용화했다.

현재 바이오디젤의 판매량은 전체 경유 판매량의 1% 정도다. 정부는 2012년까지 이 비율을 3%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명 사장은 바이오디젤의 경제성을 문제 삼았다. 면세 혜택을 받고 있는 바이오디젤의 L당 소비자 가격은 1155원으로 경유(1450원)보다 싸지만 경유에 부과되는 세금을 감안하면 훨씬 비싸다는 것이다.

그는 “국제 곡물가격 폭등으로 바이오디젤의 경제성은 더욱 떨어지게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처럼 농작물을 재배할 땅이 좁은 나라에서 바이오디젤 정책은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바이오디젤용 곡물을 재배하기 위해 산림을 태우고 경작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오히려 환경 파괴가 심해진다는 최근 연구 사례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LPG 사용을 장려하는 것은 에너지 소비량과 공해물질 배출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라며 “LPG를 많이 쓰는 택시 등 운송사업자들에 대한 배려도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디젤에서 대해선 “경제성보다 CO2 배출 억제 등 환경적인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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