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테크노 테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그렇다면 만들기라도 어려울까.미국에선 농부들이 들판에서 나무그루터기를 없앨 때 이 폭약을 만들어 쓴다.미국의 한 폭발물전문가가 조사해봤다.폭발물 제조방법을 배울 수 있는 책자가 1천6백종을 헤아렸다.일본열도를 공포에 몰아넣은 독 가스도 마찬가지다.원료나 화학식은 다 알려져 있다.관심(?)만 있다면 만드는데 많은 돈이나 대단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폭탄이든,독가스든 위해물(危害物)의 제조와 취급에 필요한 정보가 소수의전문가그룹이 아닌 보통사람에게도 개 방돼 있는 사회다.
최근 美 국방부의 용역을 받아 작성된「테러 2000-미래 테러리즘의 모습」이란 보고서가 나왔다.미래의 테러리스트들은 폭탄이나 총기는 물론 핵무기와 생화학무기들을,정치적 메시지의 전달정도가 아니라 아예 상대방을 궤멸시킬 목적으로「 주저없이」쓸 것이라는 끔찍한 예측이다.
『테크노 테러(기술 테러)의 문이 열렸다.이제 우리는 어려운상황에 처했다』는 미국의 한 테러전문가 얘기가 오싹하다.컴퓨터와 통신의 발달로「테크닉」의 전수(傳受)에는 국경도 없다.
그러나 희망을 갖자.역사는 이런 위험이 결코 인류의 진보와 번성을 가로막지 못했음을 증명해주고 있으므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