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의 정권교체’ 전직 대통령들 엇갈린 감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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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김영삼·전두환(왼쪽부터) 전 대통령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17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조용철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다섯 번째로 선출된 대통령인 동시에 평화적으로 정권교체를 이룬 다섯 번째 대통령이다. 25일 이 대통령의 취임식엔 전직 대통령 4인이 참석했다. 전두환·김영삼(YS)·김대중(DJ)·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미열 증세로 입원 중인 노태우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생존한 전직 대통령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10년 만의 정권교체를 맞는 전직 대통령들, 특히 YS와 DJ의 소감은 달랐다. 희비가 교차되는 듯했다.

지난해 한나라당 경선 때부터 이 대통령을 적극 지원한 YS는 단상에 오르며 “잘해 주길 바라고, 또 잘할 거라 믿는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내가 지원하기도 했으니까…”라고 덧붙였다. YS는 행사장 입장에 앞서 “지난 잃어버린 10년간 국민들이 많은 것을 잃었다. 발전의 기회도 상실했고 과거에 집착했고 일방적 대북관계로 한반도 긴장만 고조됐다”고 말했다고 김기수 비서실장이 전했다.

DJ는 지난 10년간의 대북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을 당부했다. 최경환 공보비서관은 DJ가 취임식에 앞서 “보·혁 간 평화적 정권교체 속에 대통령에 취임한 걸 축하한다”며 “안으로는 중소기업과 서민층을 보살피고 남북관계에서 화해협력을 증진시키면서 밖으로는 6자회담의 성공에 협력해 한반도와 세계평화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국민이 바라는 염원을 잘 파악해 국정을 잘 이끌 것이라 기대하고 또 그러리라 믿는다”고 언급했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봉하마을로 귀향하는 KTX 열차 안에서 이 대통령에게 “전 정부와의 차별화보다는 스스로의 창조적 비전과 창조적 정치에 매진하고, 창조적 정책을 해 나가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글=이가영 기자 , 사진=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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