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눈을 당기는 ‘와이드 본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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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가로 16, 세로 9인 와이드 비율 디스플레이가 모바일 기기에서도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노트북이나 PC용 모니터는 와이드 화면이 기본이 된 지 오래다. TV도 LCD와 PDP 같은 평판 TV가 주력으로 자리 잡으면서 와이드 화면이 대세다. 영화는 물론 HD방송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위아래 검은 줄 없는 화면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휴대전화·MP3플레이어 등 모바일 기기는 아직도 4대 3 화면인 제품이 많다. 그러나 모바일 기기에서도 동영상 감상이 중요한 기능으로 자리 잡으면서 와이드 제품이 인기를 끄는 것이다.

◇내비게이션은 와이드가 기본=한두 해 전만 해도 내비게이션 화면 비율은 4대 3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www.danawa.com)가 올 들어 인기를 끌고 있는 내비게이션 10종류를 집계한 결과 7개는 가로 800, 세로 480픽셀이었고 3개는 480234였다. 모두 와이드 비율이다. 와이드 내비게이션은 지도를 가리지 않고 화면 좌우에 조작 이이콘을 넣을 수 있는 것이 장점. 화면을 반으로 나눠 지도와 DMB 같은 동영상을 동시에 보여 주는 PIP 기능을 구현하는 제품이 인기다.

아이리버가 처음으로 선보인 ‘NV’는 두 개의 LCD 창을 달아 메인 화면에는 지도를, 보조 화면에는 방향 지시 아이콘 등을 표시한다. 지오텔의 엑스로드는 30만원대로 가격 대비 성능이 좋아 오랫동안 사랑받은 스테디셀러. 새로 출시한 ‘V7 시즌2 TPEG’는 실시간 교통정보 수신기능(TPEG)을 탑재했다. PMP는 내비게이션과 함께 와이드 화면이 기본이다. 7인치 화면이 대부분인 내비게이션보다 작은 4인치대 화면을 단 제품이 많지만 동영상을 감상하기 위해 특화된 제품인 만큼 와이드 비율을 갖췄다.

코원의 A3는 MP3플레이어로 명성을 얻은 회사 제품인 만큼 음질도 만족스럽다는 평가다. 디지털큐브의 아이스테이션 M43은 터치스크린을 장착했다. 전원을 넣고 콘텐트를 감상하기까지 20초가 채 걸리지 않는 빠른 속도가 장점이다. 빌립의 ‘X2AIO’은 4.3인치 와이드 광시야각 패널이 자랑이다.

◇디카·휴대전화도 동참=디지털카메라의 표시창은 대개 4대 3 비율이다. 와이드 촬영 모드를 지원하지만 이미지 센서가 4대 3 비율이기 때문에 사진의 위아래를 잘라 16대 9 비율을 맞추는 데 그친다. 그만큼 화소수를 손해 보는 셈이다. 그러나 사진을 TV나 모니터에서 볼 때 편리하기 때문에 와이드 지원 제품이 늘어난다. 소니의 ‘사이버샷 T70’은 3인치 와이드LCD를 장착해 와이드로 찍은 사진을 확인하기 편하다. 파나소닉의 ‘루믹스 LX2’는 이미지센서 자체가 와이드 형태다.

이에 맞춰 LCD 화면도 2.8인치 와이드 화면을 채택했다. 캠코더는 TV 화면 비율에 맞춰 와이드 동영상이 기본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국내 첫 HD캠코더 ‘HMX10A’를 비롯한 인기 제품들은 모두 와이드 비율의 고화질(HD급) 화면을 자랑한다. 마찬가지로 디지털카메라 중에서도 동영상 촬영을 강조하는 제품들은 와이드 화면을 기본으로 지원한다. 카시오의 ‘엑슬림 S10’나 산요의 ‘작티’ 등이 대표적. 삼성테크윈도 와이드 화면의 HD급 동영상을 지원하는 ‘NV 시리즈’ 신제품을 다음달 내놓을 예정이다. MP3플레이어도 동영상 기능이 들어가면서 와이드 화면을 갖춘 제품이 늘고 있다.

애플의 ‘아이팟터치’는 3.5인치 와이드 화면으로 음악뿐 아니라 동영상을 즐길 수 있다. 삼성전자의 ‘옙 P2’도 고해상도 와이드 화면을 갖췄다. 휴대전화 역시 이런 흐름에서 예외가 아니다. 단순히 통화만 하는 데서 벗어나 사진 촬영, 동영상 감상 같은 멀티미디어 기능이 들어가면서 와이드 화면의 장점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와이드 터치스크린을 채택한 ‘프라다폰’ ‘뷰티폰’을 잇따라 내놓아 호평받았다. 삼성전자도 유럽에서 올해 초 선보인 ‘F490’ 제품을 조만간 국내에도 출시할 예정이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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