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감독명콤비>감독-뤽 베송 배우-장 르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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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눈빛만으로 감독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기대이상으로 연기해내는 배우,감독의 욕심을 그대로 영상으로 잡아내는 촬영,청각을 자극하는 음악으로 화면을 돋보이게 하는 음악.이는 제대로 된 영화를 만들기 위해 감독이 갖추어야 할 필수 요건이다 .「척하면 척」으로 통하는 영화계의 감독.배우.촬영.음악의 환상 콤비를 비디오로 만나본다.
[편집자註] 현재 개봉중인 화제의 영화 『레옹』의 뤽 베송감독은 프랑스가 자랑하는 흥행의 마술사이자 이미지를 강조하는 「누벨 이마주」라는 장르를 선도하고 있는 신예 감독이다.
그러나 그의 작품 6편중 자연다큐멘터리 『아틀란티스』(91)를 제외한 5편에 어김없이 자리를 같이한 배우가 있다는 사실을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그 배우는 바로 『레옹』의 주인공이기도한 장 르노다.
59년 파리 태생인 베송은 17세때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영화를 배우기 위해 78년 미국으로 건너가 1년 동안 할리우드에서일했다.그후 감독 조수생활을 거치면서 프랑스영화계에 입문하게 되는데 이때 만난 사람이 르노였다.
『라파엘 델파르 감독의 제1조수로 있으면서 「大작전의 병사들」에 출연할 배우를 찾으려고 6백여명을 대상으로 캐스팅하던중 「아주 이상하게 생긴」 녀석을 발견했다.1m88㎝의 키에 머리만 설레설레 흔들면서 말은 한마디도 없었다.그의 너 무나 독특한 외모와 분위기에 끌려 최종선발에 떨어진 것을 다시 기용해 함께 일하게 됐다.』 베송은 르노의 성실함에 반해 그의 데뷔작인 『마지막 전투』에 출연을 제의했고 이때부터 르노는 베송의 동반자가 됐다.
푸르디 푸른 지중해를 배경으로 잠수기록에 도전하는 사나이들의우정과 모험을 그린 『그랑 부르』에서 르노는 불같은 투지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지만 결국 바다의 품에안기는 엔조역을 맡았다.
어린시절을 잠수부 아버지와 함께 그리스에서 보냈던 베송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이 영화에서 베송은 이탈리아 출신인 르노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엔조도 이탈리아 출신으로 설정했다.
『베송은 자기 배우들에게 매우 충실하다.그와 함께 일하게 된것은 나로선 큰 행복』이라는 르노의 말에 베송은 『그의 인생과사랑,우정에 대해 충실할뿐 직업적으로는 매우 까다롭다.그를 친구로 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받는다.
비행소녀에서 프로페셔널 킬러로,그리고 다시 「인간」으로 돌아가는 젊은 여성을 그린 『니키타』에서는 그녀와 동행하는 전문요원 빅토르역을 맡아 밤에도 검정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는 냉혈한의 인상을 남겼다.
『나는 특정배우를 의식하고 시나리오를 쓰지는 않지만 「레옹」은 예외다.「니키타」의 빅토르를 주인공으로 하는 속편 정도로 생각했던게 「레옹」인데 쓰다보니 제작에 대한 욕심까지 생겼다.
주연으로 르노만한 친구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 다.그는 1백%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이다.』 막 뽑아낸 무처럼 거칠면서도풋풋한 인간미를 간직한 배우 장 르노와 시각.청각적으로 파격적인 영상을 도출해내는 뤽 베송이 다음 영화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鄭亨模기자〉 ◇도움말 주신 분▲프랑스문화원 도서관 오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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