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관 명가 ‘김문수 사단’…10명이 금배지 도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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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호 11면

지난해 1월 경기도지사 공관에 모인 ‘김문수 사단’. 왼쪽부터 노용수 예비후보, 임해규 한나라당 의원, 김 지사, 허숭 예비후보,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 김부회 예비후보. 사진 가운데 여성과 두 아이는 허 후보의 가족이다. [차명진 의원실 제공]

보좌관 출마 러시 속에 주목받는 것은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의원 시절 보좌진 출신인 ‘김문수 사단’이다. 17대 국회에서 재·보궐선거를 통해 김 지사의 보좌관을 지냈던 차명진(경기 부천 소사) 의원과 지구당 사무국장 출신인 임해규(경기 부천 원미갑) 의원이 국회에 입성한 데 이어 18대 총선에서도 대거 도전장을 냈다. 공식 보좌진 출신만 해도 허숭(39·경기 안산 단원갑)·노용수(43·경기 시흥갑)·김순택(44·경기 시흥을)·최우영(44·경기 남양주을) 후보 등 네 명. 거기에 김 지사와 함께 일했던 김부회(경기 안산 상록을) 전 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 이명우(경기 고양 덕양갑) 전 경기도시공사 상임감사, 안병도(경기 고양시 덕양을) 경기도 외자유치포럼 자문위원, 박종운(경기 부천 오정) 전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 사무총장 등을 합치면 10명이 총선을 향해 뛰는 것이다.

이들은 일제히 경기도 내 지역구를 찍었다. 보좌관 출신에겐 높은 벽으로 간주되는 당내 심사도 훌쩍 뛰어넘어 대다수가 3∼4배수 명단에 포함됐다.

김 지사 보좌관 출신들이 대거 총선판에 뛰어든 데는 참모들의 선거 참여를 적극 독려하는 김 지사의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출마자들의 얘기다. 김 지사는 참모들에게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뜻을 함께 펼 수 있는 사람이 정치권에 많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밝혔다는 것이다. 벤처사업을 하기 위해 2004년 국회를 떠났던 허숭 후보가 단적인 예다. 당시에도 “정치를 그만두면 춥다”며 만류했던 김 지사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까지 추천하며 출마를 격려했다고 한다. 김순택 후보는 김 지사 보좌관을 거쳐 다시 차명진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뒤 선거에 나선 케이스다.

김 지사는 측근들에게 가급적 한나라당 당세가 약한 곳에 도전하기를 권한다고 한다. 노용수 후보의 경우 당초 분구가 예상돼 상대적으로 쉬워 보였던 용인 지역을 택하려 했으나 김 지사의 반대로 방향을 틀었다. “힘든 지역에서 승리해야 장기적으로는 정치적 이득이 많다”는 게 김 지사의 논리라는 것이다. 김 지사 역시 1996년 총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인 박지원 전 비서실장이 버티고 있는 경기 부천 소사 지역구에 도전, 승리한 뒤 내리 3선을 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선 이 같은 ‘김문수 사단’의 약진에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잠재 대선 주자로 분류되는 김 지사가 본격적인 자기 세력 불리기를 시작한 게 아니냐는 시선이다. ‘친이명박’과 ‘친박근혜’로 당이 갈라진 틈바구니에서 독자세력을 구축하려는 것 같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문수 사단’이 유독 공천심사 통과 비율이 높은 것을 두고서는 당 일각에서 17대 총선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았던 김 지사가 오히려 ‘낙하산 공천’에 일조한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22일엔 경기 남양주을 1차 심사에서 떨어진 후보 5명이 “최우영 후보가 ‘도지사 특명을 받았다’며 명함을 돌렸다”고 주장하며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는 일이 생겼다. 물론 최 후보는 “낙천자들의 화풀이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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