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시대>6.27향해뛰는사람들 7.民選 강원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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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강원도는 태백산맥을 가운데로 영서(嶺西)와 영동(嶺東)의 정치적 정서가 전혀 다르다고 한다.
특히 영서에 비해 영동지역에서 정치적 소외감이 더 심하다.
이러한 유권자들의 마음은 이번 민선 도지사를 뽑을 때 후보자들이 영서와 영동중 어느 쪽 출신인가를 고려하겠다는 응답이 40.7%에 이르는 것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난다.
17일 현재 시점에서 거론되는 이상룡(李相龍.홍천출신.춘천권)前지사,한석룡(韓錫龍.횡성출신.원주권)前지사,이봉모(李奉模.
강릉출신.영동권)前의원이 겨루게 되면 어떠한 구도가 돼도 이상룡씨가 우세하다.
그러나 민주.자민의 연합공천으로 최각규(崔珏圭.강릉출신)前부총리가 나서게 되면 상황이 반전될 수 있는 개연성이 보인다.자민련 서울시장 후보로 거명되고 있는 최각규씨가 강원도에서 출마하게 되면 민자당으로서는 거북한 상대가 아닐 수 없다.
현재 최각규씨는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 조순(趙淳.명주출신)씨와 같은 생활권의 동향출신이고,전직 부총리라는 동일한 경력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태.자민련에서는 만약 지자체선거에서 열세일 것이 예상되면 최각규씨를 민선강원도지사 후보로내세워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비상의 전략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알려졌다.
그의 거취에 관심이 주목된다.
中央日報 여론조사팀은 14,17일 「민선 강원도지사」관련 전화조사(강원 1천7백63명)를 실시했다.17일 현재 「6.27선거」에 관심 있다는 강원도민은 58.3%.
투표율도 여타 지역보다 높은 75.5%정도가 되지 않을까 예상된다(14대 총선:75.5%).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선거분위기가 아니라고 말한다(84.4%).
민자당을 제외하고는 뚜렷이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탓으로 보인다. 최근 영동지역에서는 국립의대와 도립박물관 유치실패로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현지 선거관계자들이 분위기를 전한다.
유권자들중 40.7%는 이번 6.27 선거에서 민선도지사를 뽑을 때 후보자의 출신지를 고려하겠다고 마음을 다진다.물론 56.8%에 해당하는 나머지 유권자들은 그럴 생각이 없다고 고개를 젓고 있다.
그러나 선거판 전개에 따라 후보자의 출신지가 이슈화되면 동.
서간 대결전이 이루어지리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거론되는 예상 출마자들의 종합지지도를 보면 이상룡씨가 1위(22.2%),최각규씨가 격차를 두고 2위자리를 고수하고 있다(12.7%).그 뒤로 함종한.장을병.한석룡.최욱철.허경구.이봉모.이범준씨가 줄을 잇는다.
특별히 이상룡씨와 최각규씨의 지지기반을 살펴보자.
춘천권이 지지기반인 이상룡씨는 영동지역(15.3%)보다 영서지역(27.6%)에서 두배정도의 지지표를 획득하고 있다.반면 강릉권이 지지기반인 최각규씨가 영서지역에서 받은 지지표는 불과6.4%.그는 영동에서 영서와 비교해 무려 3배 에 달하는 20.7%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이 지역에서 지명도가 높은 두후보가 맞서 싸우게 된다면 어쩔수 없이 출신지 대결양상을 띠게 되는 치열한 한판 승부가 될 것이 자명하다.영서와 영동의 인구비는 89만명 對 63만명으 로 약 6대4 비율.영서쪽 인구가 약간 더 많은 편이다.
구체적으로 대결구도를 가상해 판세를 읽어보면 후보자들간의 우열을 가름할 수 있다.
현재 민자당에서는 이상룡씨가 후보자로 내정됐다.이에 맞서 민주당에서 허경구씨를 공천하고 자민련에서 최각규카드를 던진다면 어떠한 판짜임이 전개될까(가상대결 1).허경구씨와 최각규씨가 표를 갈라먹는 탓인지 이 경우에는 이상룡씨가 여유 를 잡을 수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최각규씨가 민주.자민의 연합공천으로 출마하게 돼 이상룡씨와 단둘이 승패를 겨루게 된다면 어느 쪽도 승리를 장담할 수없다(가상대결 2).아직 속마음을 밝히지 않고 있는 41.1%의 유동층이 승리의 향배를 결정짓게 될 것이다.
현재까지 최각규씨는 민선 강원도지사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적은 없다.따라서 가상대결 2의 구도가 실제로 펼쳐질 수있을 지는 좀더 지켜봐야만 알 수 있다.가상대결 2의 판세가 전개된다면 이상룡씨는 강원도에서 민자당의 지지도 (18.9%)가 자민련(2.3%)이나 민주당(12.6%)에 비해 높은 것을언덕삼아 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또 영동보다 영서 인구가 약간 더 많은 것도 그에게는 유리한 점이다.최각규씨가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전직 경제부 총리라는 점일 것이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강릉출신의 이봉모씨를 영입해 이상룡씨와 지역간 맞대결을 붙일 전략을 짜고 있는데 민주당후보로 이봉모씨,자민련후보로 한석룡씨가 출마하게 된다면 민선 강원도지사 자리는이상룡씨에게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가상대결3) .민주.자민련양당은 민자당후보로 거론됐다가 이상룡씨에게로 공천이 확정되자 출마포기를 선언한 한석룡씨를 연합후보로 영입할 생각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출신지가 태백산맥을 사이에 두고 갈리게 되는 두 후보가 격전을 벌이게 될 경우 45.3%에 달하는유동층이 변수이긴 하나 현 시점에서는 이 대결구도 역시 이상룡씨에게 유리해 보인다(가상대결 4).
최각규씨와 정면으로 맞붙게 될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른 어떤 가상대결구도에서도 이상룡씨가 대체로 리드하는 선거전을 펼 수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강원도지사 선거가 가장 치열한 격전장으로돌변하게 되는 상황은 이상룡씨와 최각규씨가 정면 으로 둘이만 붙게 되는 경우다.

<김행 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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