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서출신 탤런트 조성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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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매맞는 것이 지긋지긋해 탤런트가 됐어요.푼수기 있는 건달역은 제게 맡겨주세요.』 84년 프로권투 밴텀급 한국챔피언에 오른 뒤 88년 은퇴하기까지 24전21승1무2패를 기록한 조성규(34).
아마시절에도 전국체전에서 금1,동1개를 따낸 실력파 복서였던그가 탤런트로 변신,건달.복서역 단골로 브라운관을 누비고있다.
현재 KBS-2TV『슈퍼선데이』에 고정출연중.
61년 강원도 홍천 출신으로 중학교 때 큰아버지댁에 있던 자동차배터리를 연결한 TV에서 권투경기를 보고 글러브를 끼기 시작했다. 제법 화려한 선수생활을 했지만 수입은 형편없어「고깃국한번 먹고 운동하는게 소원」이던 절박한 주머니 사정은 그를 세계챔피언을 꿈꾸는 복서보다는 건달생활로 내몰았다.
그러다보니 서울역 일대에서 주먹으로 이름을 날렸고 한창 잘 나갈 때는 염천교 주변 구두방 세곳의 운영권을 힘으로 뺏어 소유할 정도였단다.
88년 운동하다 만난 탤런트 김보성은 그의 인생을 다시 한번바꿔놓았다.
그의 소개로 KBS 운군일PD를 만나『드라마를 찍을 수 있는권투도장을 섭외해줄테니 단역이라도 써달라』고 간청,90년『사랑이 꽃피는 나무』에서 권투선수역을 얻어내 브라운관에 데뷔했다.
그뒤 이런저런 드라마에서 단역 노릇만을 주로 해 경제사정이 별로 나아진 게 없지만 건달이 아닌 연기자라는 생각에 가슴이 뿌듯하단다.
『지난해 총 13편의 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했지만 올해는 벌써 열여덟번이나 출연했고 지금도 몇군데서 출연 섭외가 들어오고있으니 성공한 것 아닙니까.』 李勳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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